합종연횡
합종연횡(合縱連橫)은 중국 전국 시대(戰國時代, 기원전 475년경 ~ 기원전 221년)에 각 제후국들이 생존과 패권을 위해 사용했던 두 가지 주요 외교 및 군사 전략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이 전략은 서쪽에 위치한 강국 진(秦)나라의 동진(東進)에 맞서거나 또는 진나라와 연합하여 다른 나라를 제압하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개요
전국 시대에는 진(秦), 초(楚), 제(齊), 연(燕), 조(趙), 위(魏), 한(韓)의 일곱 강국(戰國七雄)이 난립하며 서로 패권을 다투었습니다. 특히 진나라는 상앙(商鞅)의 변법 이후 국력이 급격히 신장되어 다른 여섯 나라를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다른 나라들은 진나라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한 외교적, 군사적 방안을 모색했고, 이 과정에서 합종과 연횡이라는 상반된 전략이 제안되고 실행되었습니다. 이는 당시의 복잡하고 유동적인 국제 정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용어이며, 현대에도 국제 관계나 정치,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복잡한 이합집산(離合集散)과 전략적 동맹 관계를 비유하는 말로 사용됩니다.
합종(合縱)
- 의미: '세로로 연합한다'는 뜻으로, 지도상에서 대체로 북쪽에서 남쪽으로, 즉 연, 조, 위, 한, 초 등의 나라가 진나라의 동쪽에 위치한 나라들과 종(縱)으로 동맹을 맺어 진나라에 공동으로 대항하는 전략입니다.
- 목표: 진나라의 일방적인 확장을 저지하고, 여러 나라가 힘을 합쳐 집단 안보 체제를 구축하는 데 있었습니다. 진나라를 제외한 나머지 여섯 나라가 힘을 합하면 진나라보다 훨씬 강력했기 때문입니다.
- 주요 제창자: 소진(蘇秦)이 대표적인 인물로 꼽힙니다. 그는 여섯 나라를 설득하여 합종 동맹을 맺는 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연횡(連橫)
- 의미: '가로로 연합한다'는 뜻으로, 지도상에서 대체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즉 각 나라가 진나라와 횡(橫)으로 동맹을 맺거나 진나라를 섬기는 관계를 맺는 전략입니다. 이는 진나라와 동맹을 맺어 다른 나라를 공격하거나, 진나라의 위협으로부터 개별적인 안전을 도모하는 방식이었습니다.
- 목표: 진나라의 힘을 이용하여 다른 경쟁국을 제압하거나, 진나라의 침공을 피하기 위해 개별적인 화친 또는 복종을 통해 국가의 이익이나 생존을 도모하는 데 있었습니다. 각 나라의 개별적인 이익과 생존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때로는 다른 나라의 희생을 전제로 했습니다.
- 주요 제창자: 장의(張儀)가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진나라의 재상으로서 여러 나라를 상대로 연횡책을 펼쳐 합종 동맹을 와해시키고 진나라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결과 및 영향
초기에는 소진의 합종책이 성공하여 진나라의 확장을 일시적으로 저지하는 효과를 보기도 했으나, 각 나라들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서로에 대한 불신이 깊어 합종 동맹은 오래 유지되지 못했습니다. 반면, 장의의 연횡책은 진나라의 강력한 국력을 바탕으로 개별 국가들을 회유하거나 위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결과적으로 합종 동맹을 와해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연횡책이 더 큰 영향을 미치며 진나라가 다른 여섯 나라를 차례로 정복하고 중국을 통일하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합종연횡은 강대국에 맞서 약소국들이 연합하는 형태(합종)나, 강대국과 개별적으로 제휴하거나 협력하여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형태(연횡) 등 다양한 전략적 동맹 및 외교 관계를 설명하는 데 비유적으로 사용됩니다.
관련 인물
- 소진(蘇秦)
- 장의(張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