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키틀러

프리드리히 키틀러(Friedrich Kittler, 1943년 5월 12일 – 2011년 10월 18일)는 독일의 문학 이론가이자 미디어 이론가이다. 그는 기술적 매체가 인간의 인식과 문화를 형성하는 데 근본적인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 인물로, 미디어 결정론적 시각을 강하게 옹호했다.

키틀러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독일 문학 이론계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그의 사상은 푸코, 라캉, 니체 등의 철학적 영향을 받은 동시에, 정보 이론, 컴퓨터 과학,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융합한 독특한 이론적 체계를 구축했다. 그는 "미디어는 우리의 소프트웨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으며, 이는 기술적 매체가 인간의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프로그래밍하는 것과 같다는 그의 핵심 주장을 간결하게 표현한 것이다.

키틀러는 문학 연구에서 출발하여 점차 미디어 이론으로 관심을 확장했으며, 그의 연구는 텍스트, 이미지, 소리 등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특히 그는 아날로그 미디어에서 디지털 미디어로의 전환이 사회와 문화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으며, 과거의 미디어가 어떻게 현재의 미디어를 형성했는지 역사적 맥락에서 탐구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광학적 매체》(Optische Medien, 1986), 《축음기, 영화, 타자기》(Grammophon Film Typewriter, 1986), 《드라큘라의 유산》(Draculas Vermächtnis, 1993) 등이 있으며, 그의 저작은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적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고 있다. 키틀러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스탠포드 대학교 등에서 객원 교수를 역임했으며,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에서 미디어 이론 교수로 재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