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질핵 전이
이성질핵 전이(Isomeric Transition, IT)는 들뜬 상태에 있는 원자핵(이성질핵)이 감마선 방출 또는 내부 전환 과정을 통해 더 낮은 에너지 상태로 붕괴하는 방사성 붕괴의 한 형태이다. 이 과정에서 원자핵의 질량수(A)와 원자번호(Z)는 변하지 않으며, 단지 에너지 상태만 변화한다. 이성질핵 전이는 일반적으로 핵 반응 또는 다른 유형의 방사성 붕괴 이후에 발생하며, 생성된 딸핵이 들뜬 상태에 있을 때 나타난다.
이성질핵 전이는 감마선 방출을 통해 직접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지만, 내부 전환이라는 경쟁적인 과정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내부 전환은 핵의 에너지가 궤도 전자(주로 K 또는 L 껍질)에 직접 전달되어 전자를 튕겨내고, 그 결과 특성 X선이나 오제 전자 방출이 뒤따르는 현상이다. 이성질핵 전이의 반감기는 매우 짧을 수도 있지만, 특정 핵종의 경우에는 상당히 길어질 수도 있다. 반감기가 10⁻¹⁴초 이상인 경우, 해당 이성질핵을 준안정 상태(metastable state)라고 부르며, 핵종 기호에 "m"을 붙여 표기한다 (예: ⁹⁹ᵐTc).
의학 분야에서 테크네튬-99m(⁹⁹ᵐTc)은 진단용 핵의학에 널리 사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인데, 이성질핵 전이를 통해 안정한 테크네튬-99로 붕괴한다. 이 붕괴 과정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은 인체 내부 장기의 영상을 얻는 데 활용된다. 이성질핵 전이는 핵물리학 연구 및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도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