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미급 중순양함
일본 제국 해군이 런던 해군 군축 조약의 제한을 우회하기 위해 설계한 순양함 함급이다. 애초에는 경순양함으로 건조되었으나, 쉽게 중순양함으로 개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1930년대 중반에 4척이 건조되었다.
배경 및 개발
런던 해군 군축 조약은 중순양함(8인치 주포 탑재)과 경순양함(6.1인치 이하 주포 탑재)의 총 배수량 및 보유 척수를 제한했다. 일본은 조약 하에서 최대한의 전력을 확보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모가미급은 공식적으로는 경순양함으로 분류될 수 있도록 15문의 15.5cm(6.1인치) 3연장 주포 5기를 장착하고 건조되었다. 그러나 설계 단계부터 포탑 및 선체 구조를 20.3cm(8인치) 2연장 주포 5기로 교체하는 것을 염두에 두어, 실제로는 조약 탈퇴 후 중순양함으로 전환할 계획이었다. 이 설계는 조약의 맹점을 파고든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특징
- 무장: 초기에는 15문의 15.5cm 주포를 장착하여 당시 어떤 경순양함보다도 강력한 화력을 자랑했다. 이후 20.3cm 주포로 개장되면서 일반적인 중순양함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화력을 가지게 되었다. 강력한 61cm 산소 어뢰 발사관(93식 어뢰, '롱 랜스')도 탑재했다.
- 방어력: 고속과 강력한 무장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초기 설계 시 중량 제한 등으로 인해 방어력은 다소 부족한 면이 있었다. 특히 선체의 용접 구조 일부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 속력: 35노트 이상의 고속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 개장 용이성: 주포 교체를 염두에 둔 설계 덕분에 비교적 단기간에 경순양함에서 중순양함으로 전환될 수 있었다.
동급 함선
총 4척이 건조되었다.
- 모가미 (最上)
- 미쿠마 (三隈)
- 스즈야 (鈴谷)
- 쿠마노 (熊野)
운용 역사
모가미급 중순양함은 태평양 전쟁 발발 후 일본 해군의 주요 전력으로 활약했다. 진주만 공격 엄호, 말레이 해전, 순다 해협 해전 등에 참가했다. 미드웨이 해전에서 미쿠마가 침몰하고 모가미가 대파되었으며, 모가미는 이후 후방의 6인치 포탑을 철거하고 항공기 운용 시설을 강화한 항공 순양함으로 개조되었다. 레이테 만 해전에서 스즈야와 쿠마노가 격침되는 등, 전쟁 기간 중 모든 함선이 손실되었다.
의의
모가미급은 군축 조약의 한계 속에서 전력을 극대화하려는 일본 해군의 시도를 보여주는 함급이다. 혁신적인 설계와 강력한 무장을 갖추었으나, 태평양 전쟁의 격렬한 전투 속에서 모두 침몰하며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