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닌급 구축함
카닌급 구축함은 소련 해군이 운용했던 구축함 함급 중 하나이다. 이 함급은 기존의 킬딘급 구축함 또는 코틀린급 구축함 등을 대잠(對潛) 능력 강화를 위해 개조하여 탄생한 함선들이다.
냉전 시기 서방 해군의 잠수함 전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해 소련 해군은 노후화되거나 역할이 변화한 함정들을 현대적인 대잠함으로 개량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카닌급은 이러한 개량 사업의 일환으로, 주로 대함 미사일 발사관을 갖춘 킬딘급 구축함에서 미사일 시스템을 철거하고 강력한 대잠 무기와 탐지 장비를 장착하는 방향으로 개조가 이루어졌다.
개조 후 카닌급 구축함은 함수와 함미에 다수의 RBU-6000 대잠 로켓 발사기를 주력 무장으로 탑재했으며, 기존의 76mm 함포 등도 유지했다. 또한, 신형 소나 시스템과 레이더 장비가 설치되어 탐지 능력이 향상되었다.
총 4척의 킬딘급 구축함(Kanin, Boyky, Derzky, Zhguchy)이 카닌급으로 개조되었으며, 일부 자료에서는 코틀린급 개량형 함정 중 유사한 개조를 거친 함정까지 포함하기도 한다. 이들은 주로 1960년대부터 소련 해군에서 대잠전 임무와 함대 호위 임무를 수행했다.
대부분의 카닌급 구축함은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에 걸쳐 소련 해군에서 퇴역하여 해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