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몬

페로몬 (Pheromone) 은 동일 종(種)의 개체 간에 분비되어 행동이나 생리적 변화를 유발하는 화학 물질이다. 그리스어의 "pherein (나르다)"과 "horman (자극하다)"의 합성어로, 1959년 독일의 생화학자 아돌프 부테난트(Adolf Butenandt)에 의해 처음 명명되었다. 페로몬은 후각을 통해 감지되며, 때로는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전달되기도 한다.

페로몬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신호 페로몬 (Releaser pheromone) 은 수신자의 즉각적인 행동 변화를 유발한다. 예를 들어, 곤충의 성 페로몬은 이성을 유인하여 짝짓기를 유도하며, 경보 페로몬은 위험을 감지한 개체가 다른 개체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는 데 사용된다. 둘째, 프라이머 페로몬 (Primer pheromone) 은 수신자의 생리적 변화를 유발하며, 이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예를 들어, 곤충의 여왕개미 페로몬은 다른 개미들의 생식 능력을 억제하여 계급 분화를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페로몬은 곤충, 포유류, 심지어 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물에서 발견된다. 곤충의 경우, 페로몬은 짝짓기, 먹이 탐색, 사회적 행동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 포유류의 경우, 페로몬은 영역 표시, 종족 식별, 번식 행동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의 경우, 페로몬의 존재 여부와 그 역할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지만, 몇몇 연구에서는 인간 또한 페로몬을 통해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겨드랑이 땀에 포함된 특정 물질이 여성의 월경 주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페로몬은 농업 해충 방제, 동물 행동 연구, 심지어 인간의 행동과 심리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