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콘 대공포
오리콘 대공포는 스위스의 오리콘 콘트라베스(Oerlikon Contraves)사(현재는 독일 라인메탈 소유)에서 개발 및 생산한 자동화기 및 대공포 체계의 총칭이다. 특히 제2차 세계 대전 중 연합군과 추축군 양측에서 널리 사용된 20mm 기관포는 가장 유명한 오리콘 대공포 형식 중 하나로, 그 단순한 구조와 높은 신뢰성으로 인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개요 오리콘 대공포는 원래 저고도에서 접근하는 항공기를 방어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그러나 비교적 가벼운 무게와 높은 발사 속도 덕분에 다양한 형태로 개량되어 함선용 근접 방어 무기, 차량 탑재용, 항공기 탑재용 등으로도 폭넓게 활용되었다. "오리콘 대공포"는 종종 특정 시기의 20mm 대공포를 지칭하기도 하지만, 오리콘사는 이후에도 30mm, 35mm 등 다양한 구경의 대공포 체계를 개발하여 명성을 이어갔다.
개발 오리콘 20mm 기관포의 설계는 제1차 세계 대전 중 독일의 베커(Becker) 20mm 기관포 설계에 기반한다. 이 기술은 전쟁 후 독일의 무기 개발 제한을 피해 스위스의 SEMAG(Seebach Maschinenbau Aktiengesellschaft)사로 이전되었고, 이후 SEMAG사가 오리콘사(Werkzeugmaschinenfabrik Oerlikon)에 흡수되면서 개발이 계속되었다. 1920년대에 오리콘사는 베커 기관포의 설계를 개선한 F, FF, FFL, FFS 등의 20mm 기관포 시리즈를 개발하고 생산에 들어갔다. 이들 중 특히 FF 시리즈는 제2차 세계 대전 발발 전에 여러 국가에 수출되거나 라이선스 생산되었다.
주요 특징 (20mm 기관포 기준)
- 구경: 20mm
- 작동 방식: 지연 블로우백(Advanced Primer Ignition Blowback) 방식 - 탄피가 완전히 약실에 들어가기 전 탄피 뒷부분을 때려 발사하는 방식으로, 발사 시 발생하는 추진력의 일부가 탄피를 앞으로 미는 노리쇠의 움직임을 상쇄하여 자동화기 작동에 필요한 지연 시간을 확보한다. 이 방식은 구조가 간단하고 신뢰성이 높다.
- 발사 속도: 모델에 따라 분당 450발에서 850발 이상.
- 장탄 방식: 주로 60발들이 드럼 탄창 사용. 벨트 급탄 방식도 일부 모델에서 사용되었다.
- 특징: 간단하고 견고한 구조, 비교적 가벼운 중량, 높은 신뢰성, 근거리 및 저고도 목표물에 대한 효과적인 제압 능력.
운용 역사 오리콘 20mm 대공포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가장 성공적이고 널리 사용된 경량 대공포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특히 미국 해군은 일본군의 자살 공격(가미카제)에 대응하기 위해 함선의 근접 방어 무기로 오리콘 20mm 기관포를 대량 도입하여 Mk II 및 Mk IV 형식으로 라이선스 생산했다. 영국 해군, 일본 해군, 독일 해군(FLAK 30/38 계열과 함께 사용) 등 여러 국가의 해군에서도 필수적인 대공 무기로 운용되었다. 육상에서도 삼각대나 차량에 거치되어 보병 부대의 대공 및 대지 지원 화기로 사용되었다. 전쟁 이후에도 여러 국가에서 개량형과 함께 오랫동안 운용되었으며, 특히 해상 경비정이나 소형 함정의 무장으로 인기를 유지했다.
각종 형식 오리콘 20mm 기관포는 기본적인 작동 방식은 유사하지만, 총열 길이, 발사 속도, 급탄 방식 등에 따라 다양한 형식이 존재한다.
- FF, FFL, FFS: 초기 수출 및 생산 모델.
- Mk II, Mk IV: 미국 해군 라이선스 생산 모델. 오리콘사는 이후에도 30mm, 35mm 등 보다 강력한 대공포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발했으며, 이들도 광범위하게 운용되었다. 대표적으로 35mm 이중 대공포인 GDF 시리즈는 현재까지도 많은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다.
영향 오리콘 20mm 대공포는 그 단순함과 효과성으로 인해 전 세계의 자동화기 및 대공포 개발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함선용 근접 방어 무기로서의 성공은 이후 근접 방어 체계(CIWS)의 개념 발전에도 기여했다. 오리콘사는 이후에도 혁신적인 대공포 시스템을 개발하며 대공 무기 분야의 주요 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