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앵글인의 왕
동앵글인의 왕은 5세기부터 7세기경까지 잉글랜드 동부 지역에 존재했던 앵글족의 왕국, 동앵글리아를 통치했던 군주를 일컫는다. 동앵글리아 왕국은 오늘날의 노퍽과 서퍽 지역에 해당하며, 초기에는 여러 소규모 부족 국가로 나뉘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이들이 통합되어 하나의 왕국을 형성하였고, 그 왕을 동앵글인의 왕이라고 불렀다.
초기 동앵글리아 왕국의 역사에 대해서는 기록이 부족하여 정확한 계보를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베다 베네라빌리스의 《잉글랜드 교회사》 등의 사료를 통해 일부 왕들의 이름과 통치 시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초기 왕으로는 라드왈드(Rædwald)가 있으며, 그는 7세기 초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기독교로 개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머시아 왕국의 영향력 하에 들어가면서 점차 쇠퇴하였고, 8세기 후반에는 머시아에 완전히 병합되었다.
동앵글인의 왕은 단순히 군사적 지도자 이상의 역할을 수행했다. 왕은 법을 제정하고 시행하며, 종교 의례를 주관하고, 백성들의 복지를 책임지는 등 왕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또한, 왕은 주변 왕국들과의 외교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역할도 담당했다.
동앵글리아 왕국은 비록 짧은 기간 동안 존속했지만, 앵글로색슨 잉글랜드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특히 서튼 후(Sutton Hoo)에서 발견된 호화로운 선박 매장지는 동앵글리아 왕국의 부와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