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없는 호이치
귀 없는 호이치는 일본의 괴담 모음집인 《우게츠 이야기 (雨月物語)》에 수록된 한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맹인 비파 연주자 (비와호시)인 호이치는 헤이케 일가의 영혼이 출몰하는 아미다지에서 그들을 위로하는 비파를 연주하다가, 한 무사의 혼령에게 감동을 주어 밤마다 저택에서 연주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러나 호이치가 귀신들에게 홀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미다지의 주지는 그의 몸에 불경을 써서 귀신으로부터 보호하려 한다. 주지는 호이치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말을 하거나 움직이지 말라고 당부하지만, 실수로 귀에 경문을 쓰는 것을 잊어버린다.
그날 밤, 무사의 혼령이 다시 나타나 호이치를 데려가려 하지만 경문 덕분에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귀만 보인다. 이에 혼령은 귀를 잡아당겨 호이치를 데려가고, 다음 날 호이치는 기절한 채 발견되며 그의 귀는 뜯겨져 있었다. 이후 호이치는 '귀 없는 호이치'로 불리게 되었고, 그의 비파 연주는 더욱 유명해졌다고 전해진다. 이 이야기는 인간과 초자연적인 존재 간의 만남, 그리고 예술가의 재능과 운명의 불가피성을 다루는 일본 괴담의 대표적인 예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