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에트 궁전
소비에트 궁전은 소비에트 연방의 수도 모스크바에 건설될 예정이었던 초대형 미완성 건축 프로젝트이다. 이 건물은 소련의 정치적, 행정적 중심지이자 소련의 위상과 사회주의의 승리를 상징하는 건축물로 기획되었으나, 여러 요인으로 인해 끝내 완공되지 못했다.
역사 및 배경 1931년, 소련 정부는 모스크바에 소련의 권위를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건축물을 건설하기로 결정하고 국제 설계 공모전을 열었다. 건설 부지로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이 선택되었고, 이 성당은 1931년 12월 폭파 및 철거되었다. 공모전에는 세계 각국의 건축가들이 참여했으며, 최종적으로 보리스 이오판(Boris Iofan), 블라디미르 시추코(Vladimir Shchuko), 블라디미르 겔프레이흐(Vladimir Gelfreikh)가 공동으로 설계한 안이 선정되었다.
설계 및 특징 선정된 설계안은 거대한 원형 기단 위에 여러 단의 원통형 구조물을 쌓아 올린 형태로, 높이 415m에 달하는 초고층 건물이었다. 이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될 예정이었다. 건물의 최상층에는 높이 100m에 달하는 거대한 블라디미르 레닌 동상이 세워질 계획이었으며, 이 동상의 손가락 끝까지 포함하면 총 높이가 495m에 달했다. 건축 양식은 사회주의 고전주의(Socialist Classicism)의 정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건물 내부에는 소련 최고 소비에트 회의를 위한 대회의장, 박물관, 도서관, 사무실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건설 과정과 중단 1937년에 기초 공사가 시작되었고, 1941년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 기초 및 하부 구조 일부가 건설되었다. 그러나 전쟁 발발로 인해 건설에 필요한 철강 자재가 방어 시설 건설에 전용되면서 공사가 전면 중단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막대한 건설 비용, 기술적인 문제(오카 강 지류 위에 위치한 부지의 지반 문제), 그리고 변화하는 정치적, 경제적 환경으로 인해 공사가 재개되지 못했다. 1950년대 초반, 스탈린 사후 프로젝트는 사실상 취소되었다.
현재 상태 소비에트 궁전 부지에는 오랫동안 세계 최대 규모의 야외 수영장인 모스크바 수영장(Москва)이 자리 잡고 있었다. 1990년대 소련 붕괴 후, 철거되었던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이 원래의 모습대로 복원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소비에트 궁전은 역사상 가장 야심찼으나 결국 실현되지 못한 거대 건축 프로젝트 중 하나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