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항로
베를린 항로 (Berlin Airlift, 독일어: Berliner Luftbrücke)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냉전 시대 초기에 소련이 서베를린으로 통하는 모든 육상 및 수로를 봉쇄하자, 미국,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서방 연합국이 서베를린 시민들에게 식량, 연료, 의약품 등 생필품을 공수했던 작전이다. 1948년 6월 26일부터 1949년 9월 30일까지 지속되었다.
소련은 독일의 패전 이후 연합국이 분할 점령한 베를린에서 서방 세력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 도시 전체를 통제하고자 봉쇄를 단행했다. 이에 맞서 서방 연합국은 대규모 공수 작전을 통해 서베를린 시민들의 생존을 지원하고 소련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미국은 '비틀기 작전 (Operation Vittles)'이라는 명칭으로, 영국은 '플레인페어 작전 (Operation Plainfare)'이라는 명칭으로 공수 작전을 수행했다. 프랑스 또한 작전에 참여했지만, 당시 프랑스 공군의 수송 능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C-47 스카이트레인과 C-54 스카이마스터 등 다양한 수송기가 동원되었으며, 템펠호프 공항, 가토프 공항, 테겔 공항 등 서베를린 내 공항을 통해 물자를 공급했다. 특히 테겔 공항은 베를린 항로를 위해 건설된 새로운 공항이었다.
베를린 항로는 냉전 시대의 대표적인 사건 중 하나로, 서방 세계의 결속력을 보여주고 소련의 봉쇄 정책을 좌절시킨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인도주의적 지원과 전략적 외교의 성공적인 사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베를린 시민들은 연합국의 지원에 깊은 감사를 표했으며, 서방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