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정핵
빙정핵(氷晶核, ice nucleus)은 대기 중에서 과냉각된 물방울이 얼음 결정으로 응결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미세한 입자이다. 구름 속에서 물방울은 보통 0℃ 이하에서도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데, 이를 과냉각 상태라고 한다. 과냉각된 물방울은 순수한 물의 경우 -40℃까지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지만, 빙정핵이 존재하면 더 높은 온도에서도 얼음으로 변할 수 있다.
빙정핵은 다양한 종류의 물질로 구성될 수 있으며, 흙먼지, 화산재, 해염 입자, 박테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입자들은 표면에 특정한 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어 물 분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얼음 결정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빙정핵의 효율성은 그 입자의 크기, 표면 구조, 화학적 성분 등에 따라 달라진다.
빙정핵은 강수 현상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구름 속에서 빙정핵을 통해 얼음 결정이 형성되면, 이 얼음 결정은 주변의 과냉각된 물방울들을 끌어모아 빠르게 성장한다. 충분히 커진 얼음 결정은 중력에 의해 낙하하면서 녹아 비가 되거나, 눈, 진눈깨비, 우박 등의 형태로 지상에 내리게 된다. 따라서 빙정핵의 존재 유무와 그 농도는 강수량과 강수 형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인공 강우 기술은 인위적으로 빙정핵을 구름 속에 뿌려 강수량을 증가시키는 기술이다. 요오드화은(AgI)과 드라이아이스 등이 인공 빙정핵으로 사용되며, 이러한 물질들은 자연적인 빙정핵이 부족한 지역에서 강수량을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빙정핵 연구는 기상학, 구름 물리학, 환경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구의 기후 변화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에도 필수적인 요소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