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주적 지각

범주적 지각 (Categorical perception)은 물리적으로 연속적인 자극의 변화를 연속적인 차이로 인지하지 않고, 불연속적인 범주로 나누어 인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특정 범위 내의 자극은 동일한 범주로 묶고, 범주 간 경계에서는 작은 물리적 차이에도 큰 지각적 차이를 느끼게 한다. 즉, 자극의 연속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특정 기준점을 기준으로 뚜렷하게 구분된 범주로 지각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범주적 지각은 특히 언어 음성학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었으며, 사람이 음소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바'와 '파'의 발음을 구분하는 음성적인 특징인 VOT (Voice Onset Time, 성대 진동 시작 시간)는 연속적인 값을 가지지만, 우리는 이를 '바' 또는 '파' 중 하나의 음소로 명확하게 구분하여 듣는다. VOT 값이 특정 임계점을 넘어서면 '바'에서 '파'로 인식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범주적 지각은 언어 습득과 관련이 깊다고 알려져 있으며, 모국어의 음소 범주에 익숙해지면 다른 언어의 미묘한 음성적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워지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또한, 색상, 얼굴 표정 등 다양한 감각 영역에서도 범주적 지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범주적 지각은 인간의 인지 체계가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해석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