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라운트리
리처드 라운트리(Richard Roundtree, 1942년 7월 9일 ~ 2023년 10월 24일)는 미국의 배우입니다. 그는 1970년대 영화 《샤프트》(Shaft) 시리즈에서 주인공 탐정 존 샤프트 역을 맡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라운트리는 종종 최초의 흑인 액션 영웅 중 한 명으로 불리며,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흑인 배우의 위상과 역할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1942년 뉴욕 뉴로셸에서 태어난 리처드 라운트리는 배우 경력을 시작하기 전에 모델로 활동했습니다. 그의 경력에 전환점이 된 것은 1971년 고든 팍스가 감독한 영화 《샤프트》였습니다. 이 영화에서 그가 연기한 존 샤프트는 뉴욕 할렘을 배경으로 활동하는 사립 탐정으로, 스타일리시하고 자신감 넘치는 캐릭터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영화는 이른바 '블랙스플로이테이션(Blaxploitation)' 장르의 대표작 중 하나로 평가받지만, 라운트리의 연기는 그 장르를 넘어선 보편적인 매력을 지녔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샤프트》의 성공에 힘입어 그는 속편인 《샤프트의 큰 습격》(Shaft's Big Score!, 1972)과 《샤프트 인 아프리카》(Shaft in Africa, 1973)에서도 주연을 맡았습니다. 또한, 그는 2000년에 사무엘 L. 잭슨이 주연한 《샤프트》 리메이크 영화와 2019년 속편에서도 원조 존 샤프트 캐릭터의 삼촌(또는 아버지) 역할로 특별 출연하여 시리즈의 명맥을 잇기도 했습니다.
《샤프트》 이후에도 리처드 라운트리는 다양한 영화와 TV 시리즈에 출연하며 꾸준히 연기 활동을 펼쳤습니다. 영화 《대지진》(Earthquake), 《고독한 금요일》(Man Friday) 등에 출연했으며, TV 시리즈 《뿌리》(Roots),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 《히어로즈》(Heroes) 등에서도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아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1993년 남성 유방암 진단을 받았으나 성공적으로 치료받고 암 인식 개선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리처드 라운트리는 2023년 10월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췌장암으로 인해 향년 81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흑인 배우가 주연급 액션 영웅으로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선구적인 인물로 기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