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로마 해군
동로마 제국(비잔티움 제국)의 해군은 지중해 세계에서 몇 세기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강력한 해상 세력이었다. 로마 제국의 해군 전통을 계승하여, 동로마 해군은 제국의 방어, 무역, 그리고 외교 정책에 필수적인 부분이었다.
초기 역사 (4세기 - 7세기): 서로마 제국의 멸망 이후에도 동로마 제국은 강력한 함대를 유지했다. 초기 동로마 해군은 주로 지중해 동부 지역을 통제하고 바르바리안의 침입을 막는 데 집중했다. 이 시기의 주요 전투로는 아드리아누폴리스 전투 (378년) 이후 고트족의 침입을 저지하기 위한 해상 작전과 바르바리안 해적들의 침입에 대응하는 해상 경비 활동 등이 있었다. 이 시기의 함선은 주로 갤리선(galley)을 기반으로 했으며, 람선(ram)과 같은 돌격형 무기를 주로 사용했다.
중세 시대 (7세기 - 12세기): 아랍 제국과의 지속적인 갈등은 동로마 해군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동로마 해군은 아랍 해군과의 수많은 해전에서 승리하며 지중해 동부의 해상 패권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이 시대에는 드로몬(dromon)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함선이 등장하여 주력 전함으로 자리 잡았다. 드로몬은 기존 갤리선보다 크고 강력했으며, 더욱 다양한 무기를 장착할 수 있었다. 7세기부터 11세기까지 이어진 이슬람과의 싸움은 동로마 해군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였으며, 해군력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게 되었다. 크리티아 전투와 같은 대규모 해전은 이 시대 동로마 해군의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후기 시대 (12세기 - 1453년): 12세기 이후, 동로마 제국의 국력이 약화되면서 해군력도 점차 감소했다. 베네치아 공화국, 제노바 공화국 등의 이탈리아 해양 도시 국가들의 힘이 커지면서 동로마 해군은 지중해에서의 영향력을 상당히 잃게 되었다. 십자군 원정과 같은 사건들 또한 동로마 해군의 쇠퇴에 영향을 미쳤다. 결국, 콘스탄티노플 함락(1453년)과 함께 동로마 제국이 멸망하면서, 동로마 해군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함선: 동로마 해군은 다양한 유형의 함선을 운용했는데, 시대에 따라 그 형태와 무장이 변화했다. 초기에는 비교적 작은 갤리선이 주력이었지만, 아랍과의 전쟁 이후에는 더 크고 강력한 드로몬이 주력함선이 되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보조함선들이 운용되었다.
조직 및 전술: 동로마 해군은 중앙집중적으로 통제되었으며, 숙련된 선원과 장교들로 구성되었다. 그들의 해전 전술은 돌격과 람선을 이용한 접근전에 중점을 두었지만, 원거리 무기의 사용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의의: 동로마 해군은 수 세기 동안 지중해를 지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제국의 안보와 번영에 크게 기여했다. 그들의 함선 건조 기술, 해상 전술, 그리고 조직력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앞섰다고 평가받는다. 동로마 해군의 역사는 해양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중세 지중해 세계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