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벽
다섯번째 벽은 연극,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 비디오 게임 등 허구 매체에서, 등장인물이 작품 속 현실을 넘어 청중 또는 플레이어와 직접 소통하는 것을 의미하는 은유적 표현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제4의 벽을 허물기'보다 더 나아간 개념으로, 제4의 벽이 단순히 허구 세계와 현실 세계 사이의 가상적인 장벽을 인식하고 무너뜨리는 것이라면, 다섯번째 벽은 작품의 제작 과정, 유통, 소비, 그리고 그 사회적 영향까지 언급하며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행위를 포괄한다.
다섯번째 벽은 작품 속 인물이 단순히 관객을 바라보거나 말을 거는 것을 넘어, 작품 자체의 허구성을 노출하고, 이야기의 진행 방식을 바꾸거나, 심지어 관객의 행동에 따라 이야기가 변화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소통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등장인물이 제작진이나 작가를 언급하거나, 관객의 반응을 예상하여 이야기를 진행하거나,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게임의 스토리가 달라지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다섯번째 벽은 종종 포스트모더니즘 예술의 특징으로 간주되며, 허구와 현실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하고,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여 작품의 의미를 확장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작품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시하거나,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과도한 사용은 오히려 작품의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자기 반영적인 성격만 강조되어 이야기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