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애
겸애(兼愛)는 고대 중국의 사상가 묵자(墨子)가 주장한 묵가(墨家) 사상의 핵심 원리 중 하나이다. '겸(兼)'은 '모두', '애(愛)'는 '사랑'을 의미하며, '차별 없는 사랑' 또는 '보편적 사랑'으로 해석된다.
의미 및 사상적 배경: 겸애는 단순히 감정적인 사랑을 넘어, 모든 사람에게 차별 없이 관심을 가지고 대하며, 서로의 이익을 도모해야 한다는 실천적 원리이다. 묵자는 당시 춘추전국시대의 혼란과 전쟁,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사람들이 자신과 남, 나라와 나라를 구분하여 차별적으로 대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차별적 태도에서 벗어나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사랑하고 대우함으로써, 사회적 갈등과 전쟁을 해소하고 평화와 공동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가 사상과의 비교: 겸애 사상은 가족이나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사랑의 범위를 점층적으로 넓혀가는 유가(儒家)의 '인(仁)' 사상과는 대조적인 주장이다. 유가에서는 부모를 먼저 사랑하고, 형제를 사랑하고, 그 다음에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는 '차등적 사랑'을 강조했다. 묵가는 이러한 유가의 차별적 사랑이 사회적 분쟁과 이기심의 근원이라고 비판하며, 겸애를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향 및 관련 사상: 겸애의 원리는 묵가의 다른 주요 사상인 '비공(非攻 - 침략 전쟁 반대)', '상리(相利 - 상호 이익)', '절용(節用 - 검약)' 등의 기반이 되었다. 묵가는 겸애를 실천하기 위해 실제적인 행동과 상호 이익을 중시했다. 겸애 사상은 고대 중국 사상사에서 매우 독특하고 급진적인 사상으로 평가받지만, 이후 유가 사상이 중국의 주류 사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묵가와 함께 그 영향력이 약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