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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휴당 부조묘

휴휴당 부조묘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신풍동에 위치한 조선 후기의 문신이자 개혁가인 채제공(蔡濟恭, 1720~1800)의 불천위(不遷位)를 모신 사당이다. 부조묘(不祧廟)는 원래는 대가 끊겨 제사를 지낼 후손이 없는 조상을 위해 특별히 나라에서 지정하여 영구히 제사를 지내도록 한 사당을 일컫는다. 그러나 채제공의 경우에는 후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학문과 공적을 높이 기린 정조대왕의 특별한 명에 의해 불천위로 지정되어 부조묘가 건립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채제공은 영조와 정조 시대를 거치며 영의정까지 지낸 인물로, 정조의 탕평책과 개혁 정책을 추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수원 화성 건설에도 깊이 관여했으며, 정조는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깊이 신뢰했다.

휴휴당 부조묘는 채제공이 사망한 이듬해인 1800년(정조 24년)에 정조의 어명으로 세워졌다. 이는 국왕이 직접 신하의 불천위를 지정하고 사당을 건립해 준 매우 이례적인 경우로, 채제공에 대한 정조의 각별한 예우와 당대 사회의 정치적, 문화적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유적이다.

현재 휴휴당 부조묘는 채제공의 후손들에 의해 관리되며 매년 제향이 봉행되고 있다. 사당 건물 자체는 조선시대 후기의 건축 양식을 보여주며,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82년에 경기도 기념물 제77호로 지정되었다. 휴휴당 부조묘는 단순한 조상 숭배 시설을 넘어, 조선 후기 왕과 신하의 관계, 불천위 제도의 특수성, 그리고 수원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