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라너 신부
칼 라너(Karl Rahner, 1904년 3월 5일 – 1984년 3월 30일)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가톨릭 신학자 중 한 명으로, 예수회 사제이다. 그는 현대 신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의 신학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라너는 인간 경험과 실존, 초월적 현실과의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통해 신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는 "익명의 그리스도인"(anonymous Christian) 개념을 제시하여, 명시적으로 기독교 신앙을 고백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근원적인 초월성에 대한 개방성이 그리스도와 연결될 수 있음을 주장했다. 이는 비기독교인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종교 간 대화를 촉진하는 데 기여했다.
라너의 신학은 존재론적 신학, 초월적 신학, 인간학적 신학의 특징을 띠고 있다. 그는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는 하느님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분석을 시도했으며, 인간의 자유와 책임을 강조했다. 그의 주요 저서로는 《영혼의 신학》(Geist in Welt), 《듣는 자의 말씀》(Hörer des Wortes), 《신학 조사》(Schriften zur Theologie) 등이 있다. 라너의 사상은 현대 가톨릭 신학 뿐만 아니라 철학, 윤리학, 문화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