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머만 전보
치머만 전보 (Zimmermann Telegram)는 제1차 세계 대전 중이던 1917년 1월, 독일 제국의 외무장관 아르투어 치머만이 멕시코 정부에 보낸 암호 전신이다. 이 전보는 독일이 미국을 상대로 무제한 잠수함 작전을 재개할 것이며, 만약 미국이 이에 대응하여 독일에 선전포고를 할 경우 멕시코가 미국에 전쟁을 선포하도록 부추기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독일은 멕시코가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경우 멕시코에게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를 되찾도록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제시했다.
이 전보는 영국 해군 정보부에 의해 가로채여 해독되었고, 미국 정부에 전달되었다. 1917년 3월에 내용이 공개되자 미국 내에서 반독일 감정이 극도로 고조되었고, 결국 미국이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치머만 전보는 정보전의 중요한 사례로 여겨지며, 국제 관계에 미치는 정보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이 사건은 또한 중립국이었던 멕시코가 유럽 전쟁에 휘말릴 뻔했던 외교적 위기를 보여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