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PIVERSE

🔍 현재 등록된 정보: 33,948건

러셀의 역설

러셀의 역설 (Russell's paradox)은 1901년 버트런드 러셀이 발견한 집합론의 역설 중 하나이다. 이 역설은 당시 널리 받아들여지던 소박한 집합론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보여주었고, 이후 공리적 집합론의 발전과 논리학 및 수학 기초에 대한 깊은 성찰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러셀의 역설은 다음과 같이 정의되는 집합 R을 고려함으로써 발생한다. R은 '자기 자신을 원소로 포함하지 않는 집합들의 모임'이다. 즉, R = {x | x ∉ x}. 이때, R이 자기 자신을 원소로 포함하는지 여부를 묻는 것은 다음과 같은 모순을 야기한다.

  • 만약 R이 R의 원소라면 (R ∈ R), R의 정의에 따라 R은 자기 자신을 원소로 포함하지 않아야 한다 (R ∉ R).
  • 만약 R이 R의 원소가 아니라면 (R ∉ R), R의 정의에 따라 R은 자기 자신을 원소로 포함해야 한다 (R ∈ R).

따라서 R ∈ R은 R ∉ R을 함의하고, R ∉ R은 R ∈ R을 함의하므로 모순이 발생한다. 이는 소박한 집합론의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것들의 모임은 집합이다'라는 가정이 잘못되었음을 드러낸다.

러셀의 역설은 집합론의 공리화를 통해 해결되었다. 체르멜로-프렝켈 집합론(ZFC)과 같은 공리적 집합론에서는 특정한 공리들을 통해 집합을 구성하는 방식을 제한함으로써 이러한 역설을 피한다. 예를 들어, 분리 공리꼴은 임의의 조건에 대해 그 조건을 만족하는 모든 원소를 포함하는 집합을 구성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이미 존재하는 집합의 부분집합만을 구성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

러셀의 역설은 수학 기초론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후 논리학, 철학, 컴퓨터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단순해 보이는 개념에서도 심각한 모순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엄밀한 형식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