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페이건
도널드 페이건 (Donald Jay Fagen, 1948년 1월 10일 ~ )은 미국의 음악가, 작곡가, 키보디스트, 보컬리스트이다. 그는 월터 베커(Walter Becker)와 함께 재즈 록 밴드 스틸리 댄(Steely Dan)의 공동 설립자이자 리드 보컬리스트, 주요 작곡가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생애 및 경력
도널드 페이건은 뉴저지주 패세익에서 태어났다. 그는 일찍부터 재즈 음악에 관심을 가졌으며, 특히 피아노 연주에 몰두했다. 바드 칼리지(Bard College)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던 중, 같은 학교 학생이던 월터 베커를 만나 음악적 교감을 나누며 작곡 파트너가 되었다.
1972년, 페이건과 베커는 스틸리 댄을 결성하고 데뷔 앨범 Can't Buy a Thrill을 발표했다. 스틸리 댄은 1970년대에 걸쳐 복잡한 편곡, 정교한 하모니, 재즈적 영향, 날카롭고 풍자적인 가사로 독특한 음악 세계를 구축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밴드는 페이건과 베커를 중심으로 유연한 스튜디오 뮤지션 라인업을 활용했으며, 라이브 공연보다는 음반 제작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표적인 앨범으로는 Aja (1977)와 Gaucho (1980) 등이 있다.
1981년 스틸리 댄이 활동을 중단한 후, 페이건은 솔로 경력을 시작했다. 그의 첫 솔로 앨범 The Nightfly (1982)는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상업적으로도 성공했다. 이 앨범은 자전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스틸리 댄의 음악적 정수를 계승하면서도 좀 더 개인적이고 따뜻한 색채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그는 Kamakiriad (1993), Morph the Cat (2006), Sunken Condos (2012) 등의 솔로 앨범을 꾸준히 발표했다.
1990년대에 페이건과 베커는 스틸리 댄 활동을 재개했으며, 새로운 앨범 Two Against Nature (2000)로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월터 베커가 2017년 사망한 이후에도 도널드 페이건은 스틸리 댄의 이름으로 공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음악 스타일 및 영향
도널드 페이건의 음악은 재즈, 록, 팝, R&B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가 정교하게 결합된 것이 특징이다. 그의 보컬 스타일은 다소 코맹맹이 소리 같으면서도 독특한 매력을 지니며, 복잡한 코드 진행과 세련된 연주가 돋보인다. 작사가로서 그는 인간 관계, 사회 비판, 개인적인 경험 등을 주제로 삼아 빈정거리고 아이러니하며 문학적인 가사를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곡 스타일과 보컬 톤, 그리고 스틸리 댄의 정교한 사운드 프로덕션은 이후 수많은 음악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수상 및 영예
스틸리 댄의 멤버로서 그래미 어워드를 여러 차례 수상했으며, 2001년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