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수정전
창덕궁 수정전(昌德宮 修政殿)은 창덕궁의 내전에 속하는 건물로, 원래는 조선시대 세자가 학문을 닦던 곳이었으나, 후에는 왕의 집무실 또는 회의 장소로 사용되었다. 경복궁의 사정전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볼 수 있다.
수정전은 본래 세종 때 지어진 집현전의 기능을 이어받아 학문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건립된 건물인 '숭문당(崇文堂)'이었다. 이후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것을 광해군 때 재건하면서 이름을 '수정전'으로 바꾸었다. '정사(政事)를 다스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는 왕의 통치 행위와 관련된 건물임을 시사한다.
건물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단층 팔작지붕 건물로, 궁궐 건물 특유의 화려함보다는 비교적 간결하고 소박한 형태를 띠고 있다. 내부에는 왕이 앉는 용상과 책상 등이 마련되어 있었으며, 신하들과 함께 국정을 논의하는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특히, 영조 때에는 균역법 시행과 관련된 논의가 이곳에서 이루어지기도 했다.
수정전 앞뜰에는 품계석이 남아 있어 이곳이 공식적인 회의 장소로 사용되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또한, 주변에는 성정각, 희우루 등 다른 건물들이 함께 배치되어 있어 내전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창덕궁의 다른 전각들과 마찬가지로 수정전 역시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한국 전통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