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혼
고혼(孤魂)은 외로운 혼을 뜻하는 한자어이며, 주로 이승에 남은 연고가 없어 돌봐줄 가족이나 후손이 없는 망자(죽은 사람)의 영혼을 이른다. 특히 타지에서 객사했거나, 억울하게 죽었거나, 제대로 장례를 치르지 못해 떠도는 영혼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전통 신앙, 불교 등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다루어진다. 연고가 없는 고혼들은 이승을 떠돌며 외로워하거나, 때로는 원한을 품고 이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여겨져 위로하고 달래야 할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명절이나 특정 시기에 제사를 받지 못하는 고혼들을 위해 합동으로 제를 올리거나, 넋을 위로하고 극락왕생을 빌어주기 위한 천도재(遷度齋), 진혼굿(鎭魂굿) 등의 의례가 행해지기도 했다.
고혼은 단순히 외로운 영혼을 넘어, 한국 사회에서 연고의 중요성, 죽음에 대한 태도, 그리고 산 자와 죽은 자의 관계에 대한 전통적 인식을 보여주는 단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