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경
거경(居敬)은 유교, 특히 성리학에서 강조하는 중요한 수양(修養) 방법 중 하나이다. '경(敬)'의 상태에 '거(居)'하는 것, 즉 공경하고 엄숙하며 마음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진지한 마음가짐을 항상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자 '거(居)'는 머무르다, 유지하다는 뜻이며, '경(敬)'은 공경하다, 삼가다, 마음을 가다듬어 흐트러지지 않게 하다 등의 뜻을 지닌다. 따라서 거경은 마음을 경건하고 진지하게 유지하여 흩어지거나 방탕해지지 않도록 하는 정신 수양을 일컫는다.
성리학에서는 인간의 본성인 이(理)를 회복하고 도덕적 인격을 완성하기 위한 핵심적인 방법론으로 제시된다. 흔히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드는 '궁리(窮理)'와 함께 성리학 수양론의 양대 축을 이룬다. 거경을 통해 마음이 흐트러짐 없이 집중될 때, 사물의 이치를 제대로 궁리할 수 있다고 본다.
이 개념은 송나라의 주희(朱熹)에 의해 체계화되었으며,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퇴계 이황(退溪 李滉)은 거경을 수양의 근본으로 삼아 철저히 실천하고 강조하였다.
거경은 마음을 항상 깨어있게 하고, 외부의 유혹이나 내면의 욕망에 흔들리지 않으며, 모든 행위에서 진지하고 경건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실천 내용으로 한다. 이를 통해 마음의 주재(主宰)를 확립하고, 도덕적 실천의 기반을 다지는 데 목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