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 크뤼천
파울 크뤼천 (Paul Crutzen, 1933년 12월 3일 ~ 2021년 1월 28일)은 네덜란드의 대기화학자이다. 그는 지구의 오존층 파괴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인간 활동이 지구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의 시대를 나타내는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용어를 널리 알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1995년 그는 성층권 오존의 생성과 파괴를 연구한 공로로 마리오 J. 몰리나, F. 셔우드 롤런드와 함께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크뤼천은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나 수학을 공부한 후 대기화학 분야로 전환했다. 그의 주요 연구는 대기 중의 질소 산화물이 오존층을 파괴하는 과정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는 후에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배출되는 염화불화탄소(CFCs)가 오존층을 심각하게 파괴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더욱 중요해졌다. 그의 연구는 성층권 오존 구멍 현상을 이해하고, 오존층 파괴 물질 사용을 규제하는 국제적인 협약(예: 몬트리올 의정서)이 만들어지는 데 결정적인 과학적 근거를 제공했다.
2000년경부터 크뤼천은 지구의 지질학적 역사에서 인류의 활동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주장하며 '인류세'라는 용어를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사용했다. 이는 산업 혁명 이후 인류가 지구 환경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자연적인 지질 변화와 맞먹거나 그 이상이 되었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인류세 개념은 과학계를 넘어 환경, 사회,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와 지구의 관계를 논의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독일 마인츠에 있는 막스 플랑크 화학 연구소의 명예 소장으로 활동했으며, 스웨덴 왕립 과학원 회원, 미국 국립과학원 외국 회원 등으로 활동했다. 2021년 8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