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븐 아라비
이븐 아라비(Ibn Arabi, 아랍어: ابن عربي, 본명: Abu Abd Allah Muhammad ibn Ali ibn Muhammad ibn Arabi al-Hatimi al-Ta'i, 1165년 – 1240년)는 중세 이슬람 시대의 수피 신비주의 철학자, 시인, 그리고 학자이다. "무얏딘"(종교의 부활자) 또는 "알-샤이흐 알-아크바르"(위대한 스승)라는 존칭으로도 불린다.
이븐 아라비는 스페인의 무르시아에서 태어나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을 광범위하게 여행하며 다양한 학자들과 교류하고 깊은 영적 경험을 쌓았다. 그의 사상은 수피즘, 철학, 신학, 그리고 시를 아우르며, 특히 존재의 단일성(와흐닷 알-우주드, Wahdat al-Wujud)이라는 개념으로 유명하다. 이는 모든 존재가 궁극적으로 하나의 실재, 즉 신(알라)에서 비롯되었다는 견해이다.
그의 주요 저작으로는 《메카 계시록》(al-Futūḥāt al-Makkiyya)과 《지혜의 보석》(Fusus al-Hikam)이 있으며, 이 책들은 수피즘의 핵심 텍스트로 여겨진다. 《메카 계시록》은 그의 영적 경험과 사상을 방대한 분량으로 기록한 백과사전적인 작품이며, 《지혜의 보석》은 다양한 예언자들의 지혜를 논하며 존재론적 통찰을 제시한다.
이븐 아라비의 사상은 후대의 수피즘뿐만 아니라 이슬람 철학과 예술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오늘날까지도 많은 학자와 수행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그의 사상은 다양한 해석을 낳았으며, 정통 이슬람 신학과의 관계에 대한 논쟁도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