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혈
용혈 (溶血, hemolysis)은 적혈구가 파괴되어 세포 내의 혈색소(헤모글로빈)가 혈장으로 방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생체 내(in vivo) 또는 시험관 내(in vitro)에서 모두 발생할 수 있으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원인
용혈은 크게 다음 요인들에 의해 발생한다.
- 자가면역 용혈성 빈혈: 자신의 면역체계가 적혈구를 공격하여 파괴하는 질환이다. 항체가 적혈구 표면에 결합하여 보체계를 활성화시키거나, 비장에서 적혈구가 제거되도록 유도한다.
- 유전적 요인: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적혈구의 막, 효소 또는 혈색소에 이상이 생겨 용혈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유전성 구상적혈구증, G6PD 결핍증, 겸상 적혈구 빈혈 등이 있다.
- 감염: 특정 감염균(예: 말라리아 원충)이 적혈구 내에서 증식하면서 적혈구를 파괴하거나, 세균이 생성하는 독소에 의해 적혈구가 손상될 수 있다.
- 약물 및 독소: 특정 약물이나 독소에 노출될 경우 적혈구 막이 손상되어 용혈이 발생할 수 있다.
- 기계적 요인: 혈관 내에서 인공 심장 판막이나 혈관 협착 등으로 인해 적혈구가 물리적으로 파괴될 수 있다. 또한, 장거리 달리기와 같은 격렬한 운동으로도 일시적인 용혈이 발생할 수 있다.
- 수혈 부작용: 수혈 과정에서 수혈된 혈액과 수혈받는 사람의 혈액형이 맞지 않을 경우 심각한 용혈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진단
용혈은 다음과 같은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 혈액 검사: 헤모글로빈 수치 감소, 망상적혈구 수 증가, 젖산탈수소효소(LDH) 증가, 빌리루빈 수치 증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쿰스 검사를 통해 자가면역 용혈성 빈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 소변 검사: 소변에서 헤모글로빈이 검출될 수 있다.
증상
용혈의 정도와 속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경미한 용혈은 무증상일 수 있지만, 심한 용혈은 다음과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 피로감
- 창백함
- 황달 (피부와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색되는 현상)
- 어두운 색의 소변
- 비장 비대
- 심박수 증가
- 호흡 곤란
치료
용혈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다. 자가면역 용혈성 빈혈의 경우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유전적 요인에 의한 용혈의 경우 수혈이나 비장 절제술이 필요할 수 있다. 약물이나 독소에 의한 용혈의 경우 해당 물질의 노출을 중단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