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그릇
오지그릇은 한국의 전통적인 토기(陶器) 또는 옹기(甕器)의 한 종류이다. 질흙으로 만들어진 바탕에 어두운 갈색 또는 검은색의 '오지 유약'을 발라 구워낸다.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소성되며, 한국의 전통적인 생활 용기로 널리 사용되었다.
특징 및 제작 오지그릇은 철분 성분이 많은 흙을 사용하여 제작되는 경우가 많으며, 그릇의 표면에 어두운색의 오지 유약을 입힌 후 가마에서 구워낸다. 소성 온도는 대개 청자나 백자에 비해 낮은 편이다. 오지 유약은 주로 자연 재료(예: 소나무 재, 잿물 등)에 철분 성분을 추가하여 만들어지며, 소성 후 특유의 검붉거나 짙은 갈색, 또는 거의 검은색에 가까운 색을 띤다. 유약 표면은 광택이 있거나 반광택을 띤다. 오지그릇은 옹기의 한 종류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옹기가 넓은 의미의 전통 토기 전반을 포함하는 반면, 오지그릇은 오지 유약을 사용했다는 특징으로 구분된다.
용도 오지그릇의 주된 용도는 발효 식품을 담거나 식량을 저장하는 것이었다. 특히 김치,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의 장류를 담는 독이나 항아리로 많이 사용되었다. 오지그릇은 기벽에 미세한 숨구멍이 있어 내용물이 공기와 적절히 접촉하며 숙성되도록 돕는 '숨 쉬는 그릇'의 특징을 가진다. 이는 발효 식품 보관에 매우 유리하다. 그 외에도 밥그릇, 국그릇 등의 식기, 물통, 솥 등 다양한 생활 용기로 활용되었다. 내구성이 뛰어나고 가격이 저렴하여 서민층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다른 도자기와의 비교 오지그릇은 고려청자나 조선백자와 같이 미학적 가치를 중시하는 자기(磁器)류와는 달리, 일상생활에서의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자기류는 태토(그릇의 바탕 흙)가 백색이고 고온에서 구워지며, 표면이 단단하고 물이 스며들지 않는 데 비해, 오지그릇은 유색의 흙을 사용하고 낮은 온도에서 구워져 기벽에 약간의 흡수성이 있다 (이 흡수성이 '숨 쉬는' 특징과 관련이 있다). 분청사기와도 유약의 종류, 제작 기법, 주된 용도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