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 (1975년 영화)

여행자(원제: The Passenger, 이탈리아어: Professione: reporter)는 1975년 제작된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영화이다. 잭 니콜슨이 데이비드 로크라는 이름의 권태로운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 역할을 맡았으며, 마리아 슈나이더가 "소녀" 역할을 맡았다.

개요

영화는 아프리카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데이비드 로크가 자신이 맡은 다큐멘터리 주제에 염증을 느끼고, 우연히 발견한 사망한 한 남자의 신분으로 살아가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로크는 남자의 신분을 도용하여 정해진 일정을 따라 여행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의미에 대해 고뇌한다. 그는 "소녀"라는 신비로운 여성을 만나 동행하게 되면서 더욱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다.

줄거리

데이비드 로크는 아프리카에서 게릴라를 취재하던 중 다큐멘터리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좌절한다. 호텔로 돌아온 그는 자신의 방에서 사망한 남자를 발견하고, 남자의 여권 사진과 자신의 사진을 바꿔치기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남자의 이름으로 여행을 시작한 로크는 남자가 무기 밀매업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위험한 상황에 휘말린다. 그는 바르셀로나에서 "소녀"를 만나 함께 도망치며, 과거의 삶과 단절된 채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 노력한다. 하지만 로크는 결국 자신이 도용한 신분의 주인이었던 남자의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주요 등장인물

• 데이비드 로크 (잭 니콜슨): 권태로운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
• 소녀 (마리아 슈나이더): 로크와 동행하는 신비로운 여성.
• 마틴 나이트 (이안 배넌): 사망한 남자.
• 레이첼 로크 (제니 런어크레): 데이비드 로크의 아내.

영화적 특징

•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 특유의 미니멀한 연출과 롱테이크 기법이 돋보인다.
• 인물의 심리 상태를 반영하는 듯한 텅 빈 공간과 고독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 주인공의 정체성 혼란과 소외감을 다루며, 현대 사회의 불안과 허무함을 표현한다.
•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7분 간의 롱테이크로 촬영되어 영화사에 길이 남는 명장면으로 평가받는다.

수상 및 평가

• 1975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
• 뛰어난 연출과 잭 니콜슨의 연기로 호평을 받았으며, 안토니오니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 현대 사회의 인간 소외와 정체성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작품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