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테로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는 피코르나바이러스과(Picornaviridae)에 속하는 RNA 바이러스의 한 속(屬)이다. "엔테로(entero)"는 그리스어로 "장(腸)"을 의미하며, 엔테로바이러스가 주로 소화기관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엔테로바이러스는 사람에게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며, 소아마비, 수족구병, 뇌수막염, 심근염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징
- 구조: 엔테로바이러스는 약 30nm 크기의 비엔벨로프(non-enveloped) 바이러스로, 단일 가닥의 양성(+) 극성 RNA 유전체를 가지고 있다. 이 유전체는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으며, 바이러스 캡시드(capsid)에 의해 보호된다.
- 유형: 엔테로바이러스 속에는 다양한 유형의 바이러스가 존재하며, 폴리오바이러스, 콕사키바이러스 A군 및 B군, 에코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68형, 엔테로바이러스 71형 등이 대표적이다. 각 유형별로 일으키는 질병의 종류와 증상이 다를 수 있다.
- 전파 경로: 엔테로바이러스는 주로 분변-경구 경로를 통해 전파되지만, 호흡기 비말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거나, 감염된 사람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 생존력: 엔테로바이러스는 외부 환경에서 비교적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으며, 특히 낮은 온도와 습도에서 생존력이 높다.
- 진단: 엔테로바이러스 감염은 환자의 검체(대변, 인두 도말, 뇌척수액 등)에서 바이러스를 검출하거나,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검출하는 방법으로 진단할 수 있다. 분자생물학적 기법인 PCR(Polymerase Chain Reaction)을 이용하여 바이러스 유전자를 증폭시켜 검출하는 방법이 널리 사용된다.
질병
엔테로바이러스는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는데, 대표적인 질병은 다음과 같다.
- 소아마비: 폴리오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마비성 질환이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발생률이 현저히 감소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 수족구병: 콕사키바이러스 A군 또는 엔테로바이러스 71형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입 안, 손, 발에 물집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영유아에서 발생하며, 대부분의 경우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 뇌수막염: 엔테로바이러스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흔한 원인 중 하나이다. 발열, 두통, 목 경직 등의 증상을 나타내며, 심한 경우 신경학적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 심근염: 엔테로바이러스는 심장 근육에 염증을 일으키는 심근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흉통, 호흡곤란, 부정맥 등의 증상을 나타내며,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 급성 출혈성 결막염: 엔테로바이러스 70형 또는 콕사키바이러스 A24형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눈의 충혈, 통증, 눈물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예방 및 치료
엔테로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 손 씻기: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다. 특히 외출 후, 식사 전, 화장실 사용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 개인 위생 관리: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사용한 휴지는 즉시 버린다.
- 환경 위생 관리: 오염된 표면은 소독제로 닦고, 환기를 자주 시킨다.
- 감염자와의 접촉 피하기: 감염된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수건, 식기 등 개인 물품을 공유하지 않는다.
- 백신 접종: 폴리오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소아마비 예방에 필수적이다.
엔테로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특이적인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경우 대증 요법으로 치료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섭취하며, 필요에 따라 해열제나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