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칸 왕국
아라칸 왕국 (Arakan Kingdom)은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 지역에 존재했던 역사적인 왕국이다. 아라칸은 오늘날의 라카인주와 거의 일치하는 지역으로, 서쪽으로는 벵골만, 동쪽으로는 아라칸 산맥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왕국은 긴 역사를 거치면서 여러 왕조가 흥망성쇠를 거듭했으며, 지리적 위치로 인해 인도 아대륙과 동남아시아의 문화적 영향을 모두 받았다.
초기 아라칸 왕국은 다냐와디(Dhanyawadi), 와이탈리(Waithali), 레므요(Lemro) 등의 도시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이 시기에는 불교가 널리 퍼졌으며, 인도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특히 와이탈리 시대에는 석조 건축과 예술이 발전했다.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의 므라욱우 왕조(Mrauk-U Dynasty) 시대는 아라칸 왕국의 전성기로 여겨진다. 므라욱우는 중요한 무역 중심지로 번성했으며, 포르투갈인 용병을 고용하여 군사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 시기에는 불교 사원이 많이 건설되었으며, 아라칸 문화가 꽃을 피웠다.
1785년, 버마의 콘바웅 왕조(Konbaung Dynasty)에 의해 아라칸 왕국은 정복당하고 버마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이후 영국-버마 전쟁을 거쳐 영국령 인도 제국의 일부가 되었다. 아라칸 왕국의 역사는 현재 미얀마 라카인주의 역사와 문화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복잡한 민족 구성과 종교적 갈등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