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기
빙기는 지구의 기후가 장기간에 걸쳐 추워지면서 극지방과 고산 지대에 광범위한 빙하와 빙상이 형성되고 확장되는 시기를 의미한다. 엄밀히 말하면, '빙하시대'는 여러 번의 빙기와 그 사이의 온난한 시기인 간빙기(間氷期)를 포함하는 큰 기후적 시대를 일컫지만, 일상적으로 '빙기'는 빙하시대 자체 또는 빙하시대 내의 추운 시기(빙하가 확장되는 시기)를 가리키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빙기는 지구 역사상 여러 차례 발생했으며, 가장 최근의 빙하시대는 신생대 제4기(약 260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에 해당한다. 이 제4기 빙하시대 내에서도 여러 번의 빙기(추운 시기)와 간빙기(따뜻한 시기)가 반복되었다. 현재 우리는 제4기 빙하시대 내의 간빙기에 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빙기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전 지구적인 기온 하강: 대륙과 해양의 평균 기온이 현재보다 현저히 낮아진다.
- 빙하 및 빙상의 확장: 북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등 대륙의 넓은 지역이 수백에서 수천 미터 두께의 거대한 빙하로 덮인다. 남극과 그린란드의 빙상도 훨씬 넓어진다.
- 해수면 하강: 많은 양의 물이 얼음 형태로 육지에 갇히면서 전 지구적인 해수면이 현재보다 수십에서 100미터 이상 낮아진다. 이로 인해 대륙붕이 드러나고 육교가 형성되기도 한다.
- 생태계 변화: 추운 기후에 적응한 동식물이 번성하며, 적응하지 못한 종은 멸종하거나 서식지를 이동한다.
빙기의 원인은 복합적이며,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 변화, 공전 궤도의 이심률 변화, 세차운동 등 지구의 천문학적 요인(밀란코비치 주기),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농도 변화, 화산 활동, 대륙의 위치 및 해류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상호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빙기는 지구의 지형, 해수면, 생태계뿐만 아니라 인류의 이주와 문명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빙하의 침식과 퇴적 작용으로 인해 독특한 지형(예: 피오르, 모레인, U자곡)이 형성되었고, 낮아진 해수면은 인류가 대륙 간 이동하는 통로를 제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