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즈마 가설
미아즈마 가설(Miasma theory)은 질병이 오염된 공기, 즉 "미아즈마"(Miasma, 그리스어로 "오염" 또는 "악취"를 의미)에 의해 발생한다고 믿는 전근대적 질병 이론이다. 미아즈마는 썩은 유기물, 하수, 기타 불결한 물질에서 방출되는 악취가 나는 기체로 여겨졌으며, 이 기체를 흡입하면 병에 걸린다고 생각했다.
미아즈마 가설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서양 의학에서 널리 받아들여졌다. 히포크라테스와 갈레노스와 같은 유명한 의사들도 이 이론을 지지했다. 미아즈마 가설은 콜레라, 말라리아, 페스트와 같은 전염병의 발생 원인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도시의 위생 상태가 나쁠수록 질병 발생률이 높다는 관찰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처럼 보였다.
미아즈마 가설에 근거하여 질병 예방을 위해 다양한 조치가 취해졌다. 악취를 제거하기 위해 향을 피우거나, 불을 지피거나, 식초를 뿌리는 등의 방법이 사용되었으며, 하수 시설 개선, 습지 매립, 도시 청결 유지 등의 공중 보건 노력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19세기 중반, 존 스노우와 같은 과학자들은 콜레라가 오염된 물을 통해 전파된다는 것을 입증하면서 미아즈마 가설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후 루이 파스퇴르의 세균설이 등장하면서 미아즈마 가설은 과학적으로 부정되었으며, 질병은 특정 미생물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아즈마 가설은 공중 보건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가설은 위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도시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촉진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미아즈마 가설은 질병 발생의 원인을 환경적 요인에서 찾으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현대 역학의 초기 형태라고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