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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 (오호십육국시대)

후진(後秦)은 서기 384년부터 417년까지 중국 오호십육국 시대에 존재했던 국가이다. 저족(氐族)의 전진(前秦)이 비수대전(淝水之戰) 이후 붕괴되면서 강족(羌族) 출신의 요장(姚萇)이 건국하였다. 수도는 처음에는 위북(渭北)의 북지(北地)에 두었다가 나중에 장안(長安)으로 옮겼다. 종종 영어로는 "Later Qin"이라고 불린다.

요장은 전진의 부견(符堅) 휘하 장수였으나, 비수대전 패배 후 관중(關中) 지역의 혼란을 틈타 384년 위북에서 제위(帝位)를 칭하고 후진을 건국했다. 전진의 잔여 세력과 싸우며 세력을 확장하여 386년에는 장안을 점령하고 본격적으로 국가의 기틀을 다졌다.

요장의 아들 요흥(姚興) 대에 후진은 최전성기를 맞았다. 관중을 중심으로 섬서(陝西), 산서(山西) 남부, 하남(河南) 일부, 감숙(甘肅) 동부에 걸쳐 광대한 영토를 지배했으며, 후량(後凉)과 서량(西涼) 등 주변 국가들에게 종속적인 관계를 맺게 하기도 했다. 요흥은 내치를 다지고 유교와 불교를 모두 장려했는데, 특히 불교를 크게 숭상하여 서역(인도)의 고승 구마라습(鳩摩羅什)을 장안으로 초청하고 대규모 역경 사업을 벌이는 등 불교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장안은 당시 동아시아 불교의 중심지 중 하나가 되었다.

요흥 사후 아들 요홍(姚泓)이 즉위했으나, 국력이 쇠퇴하고 황족들 간의 분쟁, 이민족 반란 등으로 내부 혼란이 가중되었다. 동진(東晉)의 명장 유유(劉裕)가 이러한 틈을 노려 북벌에 나서 417년 장안을 함락시키고 후진을 멸망시켰다.

오호십육국 시대의 후진은 강족이 세운 국가로서 역사적 의의가 있으며, 특히 요흥대의 불교 문화 융성은 주목할 만하다. 한편, 936년에 후당의 석경당이 거란의 도움으로 건국한 오대십국 시대의 후진(後晉)과는 전혀 다른 국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