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분 (화합물)
타분(Tabun)은 독성이 매우 강한 유기인계 신경작용제 화합물이다. 최초로 개발된 G-시리즈 신경작용제이며, 대량살상무기(WMD)로 분류되어 화학 무기로 사용된다. 화학식은 C₂H₅N₂O₂P이며,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 명칭은 에틸 N,N-다이메틸포스포라미도사이아나이다이트(ethyl N,N-dimethylphosphoramidocyanidate)이다. 군사적 코드명은 GA이다.
특성 상온에서는 투명하거나 옅은 갈색을 띠는 액체 형태이다. 순수한 상태에서는 거의 냄새가 없거나 희미한 과일 향, 때로는 아몬드 향이 난다고 묘사된다. 비교적 휘발성이 있어 공기 중으로 쉽게 확산될 수 있다. 물에는 어느 정도 용해되며, 유기 용매에는 잘 섞인다.
역사 타분은 1936년 독일의 화학자 게르하르트 슈라더(Gerhard Schrader)에 의해 살충제 개발 연구 도중 우연히 발견되었다. 이는 역사상 최초로 개발된 신경작용제이며, 이후 사린(Sarin, GB), 소만(Soman, GD), 사이클로사린(Cyclosarin, GF) 등 다른 G-시리즈 신경작용제 개발의 기반이 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나치 독일에서 대량 생산이 시도되었으나, 연합군의 진격과 화학 무기 사용의 상호 억제력 때문에 실제 전투에서 대규모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작용 메커니즘 및 영향 타분은 다른 신경작용제와 마찬가지로 인체의 신경계에서 아세틸콜린에스터레이스(acetylcholinesterase)라는 효소의 작용을 강력하게 억제한다. 이 효소는 신경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을 분해하여 신경 신호 전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효소가 억제되면 아세틸콜린이 신경 접합부에 과도하게 축적되어 신경 신호가 계속 전달되면서 신경계에 혼란이 발생한다.
노출 경로는 흡입, 피부 접촉, 섭취 등 다양하며, 흡수되면 매우 빠르게 효과가 나타난다. 노출 시 나타나는 증상은 동공 축소(축동), 콧물, 침 흘림, 기관지 수축으로 인한 호흡 곤란, 메스꺼움, 구토, 설사, 근육 경련, 떨림, 전신 마비, 발작 등이다. 심한 경우 호흡 부전으로 인해 노출 후 몇 분 안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사린이나 소만에 비해서는 독성이 다소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여전히 매우 치명적이다.
규제 및 관리 타분은 화학 무기 금지 협약(CWC)에 따라 생산, 비축, 사용이 엄격히 금지된 1급 화학물질(Schedule 1)로 지정되어 있다. 협약 가입국은 타분을 포함한 1급 화학물질의 존재와 관련 시설을 신고하고 엄격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