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지평선 레이더
초지평선 레이더(Over-the-Horizon Radar, OTHR)는 지구의 곡률이나 지형에 의해 발생하는 지평선 너머의 목표물을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 시스템이다. 기존의 가시선(Line-of-Sight) 레이더는 전파가 직진하기 때문에 안테나 높이와 지구 곡률에 의해 탐지 거리가 제한되지만, 초지평선 레이더는 특수한 전파 전파 방식을 이용하여 이 한계를 극복한다. 주로 수백에서 수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을 장거리 감시하고 조기 경보를 발령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작동 원리
초지평선 레이더는 크게 두 가지 주요 작동 방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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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리층 반사 방식 (Skywave OTHR):
- 고주파(HF) 대역의 전파를 사용한다.
- 레이더에서 발사된 전파는 지구 상공 약 80~1000km에 위치한 전리층으로 향한다.
- 전리층은 대기에 있는 자유 전자와 이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정 조건 하에서 고주파 전파를 반사하는 특성을 가진다.
- 전리층에 반사된 전파는 다시 지구 표면으로 내려와 지평선 너머의 목표물(항공기, 선박, 미사일 등)에 도달한다.
- 목표물에 부딪혀 반사된 신호는 다시 전리층을 거쳐 레이더의 수신 안테나로 되돌아온다.
- 이 방식은 수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매우 넓은 영역을 감시할 수 있지만, 전리층의 상태 변화(계절, 시간, 태양 활동 등)에 따라 성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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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파 방식 (Surface Wave OTHR):
- 중주파(MF) 또는 저주파(LF) 대역의 전파를 주로 사용한다.
- 이 주파수 대역의 전파는 지구 표면(특히 해수면)을 따라 휘어져 진행하는 특성(지표파 또는 표면파)을 가진다.
- 전파가 지구 곡률을 따라가기 때문에 지평선 너머의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다.
- 주로 해상 목표물(선박, 해수면 근처의 저고도 비행체) 탐지에 사용된다.
- 전리층 반사 방식보다 탐지 거리는 짧지만(수백 킬로미터), 전리층 상태 변화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비교적 안정적인 감시가 가능하다.
주요 용도
- 대륙간 탄도 미사일, 전략 폭격기 등 장거리 위협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
- 광범위한 해상 영역 감시 및 선박, 항공모함 그룹 추적.
- 불법 조업 선박, 밀입국 선박 또는 항공기 탐지.
- 마약 밀수 등 해상/공중 범죄 활동 감시.
장점
- 기존 가시선 레이더보다 훨씬 먼 거리의 목표물을 탐지할 수 있다.
- 하나의 시스템으로 매우 넓은 지역을 감시할 수 있어 비용 효율적일 수 있다 (넓은 지역 기준).
단점
- 전리층 반사 방식은 전리층 상태에 따라 성능 변동이 심할 수 있다.
- 탐지 해상도 및 정확도가 일반 레이더에 비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 수신 신호가 약하고 잡음이나 간섭에 취약할 수 있다.
- 대규모의 안테나 배열과 복잡한 신호 처리 시스템이 필요하여 구축 및 운용 비용이 높다.
- 탐지된 목표물의 고도 정보 획득이 어려울 수 있다.
초지평선 레이더는 냉전 시대에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나 전략 폭격기의 조기 경보를 위해 중요하게 개발되었으며, 현재에도 해상 감시 및 영공 방어에 있어 독특하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