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의존성성결정

온도의존성 성 결정 (Temperature-dependent sex determination, TSD)은 환경적 성 결정의 한 형태로, 배아의 성별이 발생 과정 중 주변 환경 온도에 의해 결정되는 현상을 말한다. 유전적인 성 결정 방식과 달리, 수정 시점에서 이미 성별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온도 범위 내에서 배아가 발달하는 동안 노출되는 온도에 따라 수컷 또는 암컷으로 분화하게 된다.

온도의존성 성 결정은 주로 파충류, 특히 악어, 거북, 일부 도마뱀 종에서 관찰된다. 종에 따라 특정 온도 범위에서 암컷만 발생하거나, 수컷만 발생하거나, 또는 특정 온도 범위 내에서 암수 모두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부 거북 종에서는 낮은 온도에서 수컷이 발생하고 높은 온도에서 암컷이 발생하는 반면, 다른 종에서는 그 반대의 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정확한 생화학적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온도가 특정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미쳐 성 결정 경로를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즉, 온도가 효소의 활성이나 단백질의 구조를 변화시켜 성 관련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온도의존성 성 결정은 기후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특정 온도 범위가 변동하면, 특정 성별의 개체수만 과도하게 증가하여 종의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온도의존성 성 결정 메커니즘을 가진 종의 보존을 위해서는 기후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적절한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