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사상충
심장사상충(心臟絲狀蟲, Heartworm)은 개, 고양이 등의 동물의 심장, 폐동맥 및 주변 혈관에 기생하는 기생충이다. 이 기생충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질병을 심장사상충증(Dirofilariasis)이라고 한다.
개요 심장사상충은 학술적으로는 Dirofilaria immitis로 알려진 사상충류(Filarial worm)에 속한다. 주로 개에게서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며, 고양이, 페럿(Ferret) 등의 다른 포유류에서도 기생할 수 있다. 드물게 야생 동물이나 사람에게서도 발견될 수 있으나, 사람의 경우 보통 심장보다는 다른 부위(주로 피하 조직)에 기생하며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많다.
생활사 및 감염 경로 심장사상충은 모기를 매개체로 하여 전파된다.
- 감염된 동물의 혈액 내에는 심장사상충의 미성숙 유충인 마이크로필라리아(microfilariae)가 떠다닌다.
- 모기가 감염된 동물의 피를 빨아들일 때 마이크로필라리아도 함께 흡수한다.
- 모기의 몸 안에서 마이크로필라리아는 약 10~14일 동안 발달하여 감염력이 있는 유충(L3 단계 유충)으로 성장한다.
- 감염 유충을 가진 모기가 다른 동물을 물 때, 유충이 모기의 입을 통해 숙주의 피부 속으로 들어간다.
- 숙주의 몸 안으로 들어간 유충은 피하 조직과 근육 조직에서 약 60~90일 동안 성장한 후 혈관을 통해 심장과 폐동맥으로 이동한다.
- 심장과 폐동맥에서 유충은 성충으로 성장하며, 암수 교미를 통해 새로운 마이크로필라리아를 생산한다. 성충이 되기까지는 약 6~7개월이 소요된다.
- 성충은 숙주의 몸 안에서 수년(개는 5~7년, 고양이는 2~3년) 동안 생존하며 기생할 수 있다.
증상 심장사상충 감염의 증상은 감염된 충체의 수, 감염 기간, 숙주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 개: 감염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경미하다. 감염이 진행됨에 따라 기침(특히 운동 후), 운동 시 쉽게 피로해짐, 호흡 곤란,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복수(배에 물이 차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폐수종, 신부전, 간부전이 동반되거나, 대량의 충체가 심장 판막을 막는 후대정맥 증후군(Caval syndrome)으로 인해 급사할 수도 있다.
- 고양이: 개의 증상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감염된 충체의 수가 적더라도 심각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만성적인 구토, 식욕 부진, 체중 감소, 기침, 호흡 곤란을 보이거나, 갑작스러운 마비, 발작 등의 신경 증상, 혹은 급사할 수도 있다.
진단 심장사상충 진단은 주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 혈액 검사:
- 마이크로필라리아 검사: 혈액 내에 떠다니는 미성숙 유충을 현미경으로 직접 확인하는 방법이다. 모든 감염 동물이 마이크로필라리아를 배출하는 것은 아니므로(특히 암컷 성충만 있거나, 예방약을 투여하는 경우), 이 검사만으로는 감염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 항원 검사: 성충의 특정 단백질(주로 암컷 성충에서 분비)을 검출하는 키트 검사이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진단법으로, 초기 감염이나 수컷 성충만 있는 경우에는 위음성이 나올 수도 있다.
- 방사선 검사: 흉부 방사선 촬영을 통해 심장이나 폐동맥의 비대, 폐 실질의 변화 등을 확인하여 감염 여부 및 심각도를 평가할 수 있다.
- 초음파 검사: 심장 초음파 검사를 통해 심장이나 폐동맥 내에 성충이 움직이는 것을 직접 확인하거나, 심장 판막 및 혈관의 손상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
치료 심장사상충 치료는 복잡하고 위험할 수 있으며 비용이 많이 든다.
- 성충 치료: 주로 성충을 죽이는 주사제(멜라소민 염산염 등)를 사용한다. 충체가 죽으면서 폐동맥을 막아 혈전색전증(pulmonary thromboembolism)을 유발할 위험이 있으므로, 치료 전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평가하고, 치료 중에는 안정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 마이크로필라리아 치료: 성충 치료 후 혈액 내 마이크로필라리아를 제거하기 위한 약물을 투여한다.
- 지지 치료: 감염으로 인해 손상된 장기를 보호하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보조적인 치료(스테로이드, 항생제, 심장약 등)가 병행될 수 있다. 고양이의 경우 치료제가 개만큼 효과적이거나 안전하지 않으며, 증상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예방 심장사상충 예방은 치료보다 훨씬 중요하고 효과적이다. 다양한 종류의 예방약(경구용 정제, 씹는 약, 바르는 약, 주사제)이 있으며, 매달 또는 연간 투여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모기가 활동하는 시기뿐만 아니라 연중 내내 예방하는 것이 권장된다. 예방약은 모기에 물려 감염된 초기 단계의 유충이 성충으로 자라기 전에 효과를 발휘한다. 예방약 투여 전에는 반드시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가 필요하다.
역학 및 분포 심장사상충은 전 세계적으로 온대 및 열대 지역을 포함하여 모기가 서식하는 많은 지역에서 발견된다. 국내에서도 모기가 활동하는 시기가 길어지면서 감염 위험이 높은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