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 드 푸코
샤를 드 푸코(프랑스어: Charles Eugène de Foucauld, 1858년 9월 15일 ~ 1916년 12월 1일)는 프랑스의 군인, 탐험가, 가톨릭 사제, 수도자, 은수자이다. 사하라 사막에서 투아레그족과 함께 살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소박하고 숨겨진 삶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따랐다. 그의 영성은 사후 여러 가톨릭 수도회 및 공동체 설립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2022년 가톨릭 성인으로 시성되었다.
생애
샤를 드 푸코는 1858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 할아버지 손에 자랐으며,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군인이 되었다. 알제리에서 복무하며 군 생활에 회의를 느끼기도 했으나, 1883년에는 군을 떠나 위험을 무릅쓰고 당시 유럽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모로코 지역을 탐험하여 지리학적 공헌을 세웠다. 이 탐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모로코 탐험 후 파리로 돌아온 그는 깊은 영적 갈등을 겪다가 1886년 가톨릭 신앙으로 회심한다. 회심 후 그는 철저한 가난과 겸손 속에서 예수의 삶을 본받고자 결심했고, 1890년 시토회 트라피스트 수도회에 입회하여 수도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더욱 깊은 은수 생활을 열망하며 1897년 수도회를 떠나 예수의 고향인 나사렛으로 가서 가난한 목수로서 숨겨진 예수의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
1901년 사제로 서품된 그는 사하라 사막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알제리의 베니 아베스(Beni Abbès)에 작은 거처를 마련하고 '우애 형제회'라 부르며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돌보았다. 그는 직접적인 선교보다는 자신의 존재와 삶 전체로 예수의 사랑을 증거하려 했다. 1905년에는 사하라 남부의 타만라세트(Tamanrasset)로 옮겨 투아레그족과 함께 살며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연구하고 투아레그어-프랑스어 사전을 편찬하는 등 학문적인 활동도 병행했다. 그는 이곳에서 오로지 하느님만을 바라보며 기도와 노동, 가난 속에서 은수적 삶을 살았다.
사망과 유산
1916년 12월 1일, 제1차 세계대전의 여파와 지역 부족 갈등 속에서 타만라세트의 그의 거처가 습격당하여 사망했다. 그의 생전에는 그가 설립하려 했던 수도 공동체가 실현되지 못했지만, 그의 삶과 글, 영성은 사후 큰 영향을 미쳐 '샤를 드 푸코 작은 형제회', '작은 자매회' 등 수십 개의 남녀 수도회와 평신도 공동체가 그의 영성을 따르며 설립되었다.
샤를 드 푸코는 가톨릭 교회 내에서 '사하라의 은수자', '모두의 형제'로 불리며 가난하고 숨겨진 삶의 중요성, 복음적 형제애, 세상 한가운데서의 관상 생활의 모델로 존경받고 있다. 2005년 복자로 시복되었고, 2022년 5월 15일 로마 가톨릭교회에 의해 성인으로 시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