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공
삼공(三公)은 동아시아의 역사 속에서 군주를 보좌하며 국가의 중대사를 처리하던 최고위 관직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시대와 국가에 따라 구체적인 관직명칭과 역할에는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정승(政丞) 혹은 재상(宰相)급의 높은 위상을 가진 세 명의 관직을 묶어 부르는 경우가 많다.
중국
중국에서는 주나라 시대부터 삼공이라는 개념이 존재했으며, 시대에 따라 그 구성이 변화했다.
- 주나라: 태사(太師), 태부(太傅), 태보(太保)를 삼공이라 칭했다. 이들은 군주를 보좌하고 교육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 전한: 대사마(大司馬), 대사도(大司徒), 대사공(大司空)을 삼공이라 칭했다. 군사, 행정, 토목을 각각 관장했다.
- 후한: 태위(太尉), 사도(司徒), 사공(司空)을 삼공이라 칭했다. 전한의 삼공 명칭을 계승했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약화되었다.
이후 수나라, 당나라 시대에도 삼공이라는 관직이 존재했지만, 그 권한과 역할은 시대에 따라 변화했다.
한국
한국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삼공의 개념이 중국의 영향을 받아 사용되었다.
- 고구려: 명확한 삼공 체계는 확인되지 않지만, 최고위 관직들이 국정을 운영했다.
- 백제: 역시 명확한 삼공 체계는 확인되지 않지만, 상좌평(上佐平), 해좌평(海佐平), 내신좌평(內臣佐平) 등의 고위 관직이 국정을 주도했다.
- 신라: 집사부(執事部)의 장관인 중시(中侍) 혹은 시중(侍中)이 실질적인 재상의 역할을 수행했으며, 상대등(上大等)과 함께 국정을 운영했다.
고려시대에는 문하시중(門下侍中), 중서령(中書令), 상서령(尙書令) 등을 삼공으로 지칭하기도 했으나, 공식적인 관직 체계로 확립되지는 않았다. 조선시대에는 삼정승(三政丞)이라 하여 영의정(領議政), 좌의정(左議政), 우의정(右議政)이 국정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했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삼공이라 부르지는 않았다.
일본
일본에서도 삼공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었지만, 중국이나 한국처럼 국가의 최고위 관직을 지칭하는 용어라기보다는, 특정 가문이나 직책을 지칭하는 데 사용된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