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크 보가드

더크 보가드 (Sir Dirk Bogarde, 본명: Derek Jules Gaspard Ulric Niven van den Bogaerde, 1921년 3월 28일 ~ 1999년 5월 8일)는 영국의 배우이자 작가이다. 1950년대 영국 영화계의 주요 흥행 스타로 자리매김했으며, 주로 매력적인 외모를 바탕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나 드라마의 주연을 맡았다. 그러나 이후 연기 경력 후반에는 더욱 복잡하고 도전적인 성격의 역할들을 성공적으로 소화하며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는 연기파 배우로 변신했다.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후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50년대에 그는 '닥터(Doctor)' 시리즈 영화들을 통해 영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국민적인 스타로 부상했다. 이 시기 그는 주로 '미남 주인공(matinée idol)' 이미지로 소비되었다.

1960년대 초반부터 그는 조지프 로지 감독의 《하인》(The Servant), 《사고》(Accident) 등과 같은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특히 1961년작 《희생양》(Victim)에서 동성애자 변호사 역할을 맡아 당시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던 주제를 다루며 배우로서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연기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는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1971년작 《베니스에서의 죽음》(Death in Venice)이다. 이 영화에서 그는 육체와 정신의 고뇌를 겪는 중년 작곡가 구스타프 폰 아셴바흐 역을 맡아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이는 그의 대표작이자 최고의 연기로 손꼽힌다. 이후에도 그는 릴리아나 카바니 감독의 《밤의 문지기》(The Night Porter), 알랭 레네 감독의 《프로비던스》(Providence),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감독의 《릴리 마를렌》(Lili Marleen) 등 유럽의 저명한 감독들과 작업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굳혔다.

배우 경력을 마친 후에는 성공적인 작가로 변신하여 여러 권의 회고록과 소설을 출간했다. 그의 저서는 섬세하고 관찰력 있는 문체로 호평받았다.

더크 보가드는 초기 상업적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기 변신을 시도하며 예술적으로 성취를 이룬 배우로 기억된다. 1992년에는 영국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기사 작위(Sir)를 받았다. 1999년 뇌졸중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