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적세
홍적세 (洪積世, Pleistocene Epoch)는 지질 시대 중 신생대 제4기의 첫 번째 세(epoch)에 해당한다. 약 258만 년 전부터 약 1만 1700년 전까지의 시기로, 플리오세(Pliocene) 다음이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홀로세(Holocene) 이전이다. 이 시기는 국제 층서 위원회(ICS) 기준에 따른 공식 명칭은 플라이스토세(Pleistocene)이다.
홍적세는 지구 기후가 급격하게 변동하며 대규모의 빙하기와 간빙기가 여러 차례 반복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북아메리카와 유라시아 대륙의 상당 부분이 두꺼운 빙상으로 덮였으며, 이로 인해 해수면이 현재보다 크게 낮아지고 육교가 형성되기도 했다. 빙하기 동안에는 추운 기후에 적응한 생물들이 번성했고, 간빙기에는 비교적 온난한 기후가 나타나 식생과 동물상이 변화했다.
동물상 측면에서는 거대 포유류 (Megafauna)의 전성기였다. 매머드, 마스토돈, 털코뿔소, 검치호, 땅늘보, 동굴곰 등 현재는 멸종된 대형 동물들이 번성했다. 이러한 동물들은 추운 기후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며 살았다. 조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 등도 현재와 유사한 형태로 존재했다. 홍적세 말기 또는 홀로세 초기에 많은 거대 동물들이 멸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식생은 기후 변화에 따라 크게 변동했다. 빙하기에는 툰드라나 한대 식생이 넓게 분포했으며, 간빙기에는 온대성 식생이 북상했다. 대륙 내륙에는 넓은 초원과 스텝 지역이 발달했다.
홍적세는 인류 진화의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초기 호모 속(Homo)의 여러 종들이 출현하고 발전했으며, 약 30만 년 전부터는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가 아프리카에서 진화하여 이 시기 동안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인류는 복잡한 석기 도구를 사용하고, 불을 이용하며, 환경에 적응하며 살았다. 네안데르탈인(Homo neanderthalensis)과 같은 다른 인류 종들도 홍적세에 살다가 후기 또는 말기에 멸종했다.
홍적세는 일반적으로 전기(Early), 중기(Middle), 후기(Late) 홍적세로 세분화하기도 한다. 이 시기는 현재 지구의 지형, 생태계, 생물 분포 패턴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