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

파시(Pasi)는 바다 위 또는 해안 근처에 대규모 어획물이 잡혔을 때 일시적으로 형성되는 대규모 어시장을 의미한다. 어선과 상선이 몰려들어 활발하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매우 번잡하고 생기 넘치는 시장이다.

개요 파시는 특정 어종이 대량으로 잡히는 시기에 맞춰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되는 비정기적인 어시장이다. 주로 고등어, 멸치 등 회유성 어종이 특정 해역에 집중적으로 몰려들 때, 이를 잡은 어선들과 매입하려는 상선 또는 상인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된다. 육지의 어시장과는 달리 바다 한가운데서 어선과 어선, 어선과 상선 간에 직접적으로 수산물이 거래되는 형태가 많다.

형성 배경 및 특징

• 대규모 어획: 특정 시기에 특정 해역에서 어군이 집중되어 대량의 어획이 이루어질 때 형성된다.
• 일시성: 어획 시기와 어군 이동에 따라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 동안만 형성되는 일시적인 시장이다. 어군이 흩어지거나 어획량이 줄면 시장도 해체된다.
• 장소: 주로 특정 해역의 바다 위(정박한 어선들 사이)나 인근 해안의 임시 장소에 형성된다.
• 활발한 거래: 신선한 상태의 수산물을 신속하게 대량으로 거래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몰려들어 매우 활발하고 때로는 혼잡한 분위기를 이룬다. 가격 흥정이나 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기도 한다.
• 경제적 중요성: 전통적으로 대량 어획물의 신속한 유통과 가격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어민들에게는 빠른 현금화를, 상인들에게는 대량 물량 확보의 기회를 제공했다.

역사 및 현재 냉동/냉장 시설과 운송 수단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잡은 생선을 빠르게 유통해야 했기 때문에 파시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근대화 과정에서 어항 시설, 냉동/냉장 기술, 육상 운송이 발달함에 따라 전통적인 해상 파시의 규모나 빈도는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특정 어종의 대풍 시기나 특정 지역에서는 축제와 결합하거나 소규모 형태로 파시의 명맥이 이어지기도 하며, 과거 파시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활기찬 어촌 문화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문학 작품 등에서도 파시의 역동적인 모습이 자주 묘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