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료
질료 (質料, Matter)는 형이상학, 특히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형상(形相, Form)과 함께 만물을 구성하는 두 가지 근본 원리 중 하나이다. 질료는 특정한 형상을 부여받기 이전의 순수한 잠재태(potentiality)로서, 아직 구체적인 존재로 나타나지 않은 '무엇'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질료를 '그 자체로는 아무런 규정성도 가지지 않지만, 형상에 의해 특정한 존재로 규정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예를 들어, 흙은 질료이고, 흙으로 만들어진 도자기는 형상을 갖춘 존재이다. 즉, 흙이라는 질료는 도자기라는 형상을 받아 도자기가 될 잠재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질료는 형상과 결합하여 개별적인 사물이나 존재를 구성하며, 형상은 질료에 특정한 목적이나 기능을 부여한다. 따라서 질료와 형상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관계에 있으며, 질료는 형상을 통해 비로소 현실적인 존재로 나타나게 된다.
질료 개념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 이후 서양 철학사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되고 발전되어 왔다. 중세 스콜라 철학에서는 신의 창조 행위를 설명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근대 철학에서는 물질주의적 관점에서 물질의 근원적인 속성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현대 철학에서는 질료 개념이 물리적 실재의 본성을 탐구하는 데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