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 (드뷔시)
유희(Jeux)는 프랑스의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가 작곡한 발레 음악이자 이를 바탕으로 한 발레 작품이다. 세르게이 디아길레프의 발레 뤼스(Ballets Russes)의 위촉으로 1912년에 작곡되었으며, 1913년 5월 15일에 파리의 샹젤리제 극장에서 바슬라프 니진스키의 안무로 초연되었다. 드뷔시의 생애 마지막 해에 완성된 주요 관현악 작품 중 하나이자 마지막 무대 작품이다.
작품 배경 및 줄거리
이 작품은 당시 발레에서는 이례적으로 현대적인 배경을 가진다. "늦은 오후의 정원"을 배경으로, 테니스 공을 잃어버린 한 남자와 두 여자가 등장한다. 이들은 잃어버린 공을 찾다가 우연히 다른 공을 발견하고, 공을 가지고 짧고 모호하며 다소 에로틱한 느낌의 '유희'를 펼친다. 줄거리는 명확한 서사보다는 인물들의 움직임과 관계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며, 갑작스러운 결말로 끝난다. 디아길레프는 "세 명이 잃어버린 테니스 공을 찾다가 현대적인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남녀"라는 아이디어를 드뷔시에게 제안했고, 드뷔시는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음악을 작곡했다. 니진스키의 안무는 기존의 클래식 발레와는 다른 혁신적인 움직임을 시도했다.
음악적 특징
《유희》는 드뷔시의 후기 양식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인상주의 음악의 특징과 함께, 더욱 복잡하고 파편적인 리듬, 예상치 못한 화성 진행, 빈번한 악상 변화 등을 통해 현대 음악으로의 이행을 예고하는 성격을 지닌다. 전통적인 악곡 구조보다는 짧은 동기들이 변형되고 결합되며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치 게임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황을 묘사한다. 색채감 풍부한 관현악 사용과 유려하면서도 변덕스러운 선율이 특징이다. 단일 악장으로 되어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여러 짧은 부분들로 나뉘어 있다.
수용 및 평가
《유희》의 초연은 같은 발레 뤼스에 의해 약 2주 후에 초연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에 가려져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당시 관객들과 비평가들은 현대적인 줄거리와 음악의 난해함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유희》는 드뷔시의 음악적 실험성과 현대 음악사에 미친 영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특히 복잡한 리듬과 구조, 관현악 기법 등은 이후 많은 작곡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구조
이 작품은 약 15분 길이의 단일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명확한 주제나 발전부보다는 다양한 에피소드나 악상이 짧게 나타나고 사라지며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방식을 취한다.
악기 편성
피콜로, 플루트 2, 오보에 2, 코랑글레, 클라리넷 2 (B♭, A), 베이스 클라리넷 (B♭), 바순 3, 콘트라바순, 호른 4 (F), 트럼펫 3 (F), 트롬본 3, 튜바, 팀파니, 큰북, 심벌즈, 탐탐, 트라이앵글, 실로폰, 첼레스타, 하프 2, 현악 5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