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드 문학

아카드 문학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아카드어로 기록된 문학 전반을 일컫는다. 기원전 3천년기 후반부터 기원전 1세기까지 아시리아와 바빌로니아를 포함한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주로 발전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학 전통 중 하나이다. 점토판에 쐐기 문자로 기록된 것이 특징이며, 상당 부분은 수메르 문학의 영향을 받거나 이를 계승한 형태를 띤다.

역사

아카드 문학은 크게 다음과 같은 시대를 거치며 발전했다.

• 고대 아카드 시대 (기원전 24세기 - 22세기): 아카드 제국 시기의 짧은 기간에 해당하며, 주로 왕실 비문이나 경제 문서 등의 실용적인 텍스트가 많았다. 문학적인 텍스트는 아직 소량 발견되었다.
•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 (기원전 20세기 - 16세기): 아카드 문학의 황금기로 불린다. 서사시, 신화, 찬가, 지혜 문학 등 다양한 장르가 발달했다. 길가메시 서사시의 초기 바빌로니아 판본이나 아트라하시스 서사시 등이 이 시기에 기록되었다. 함무라비 법전과 같은 법전도 이 시기에 표준적인 아카드어로 작성되었다.
• 중기 바빌로니아 및 중기 아시리아 시대 (기원전 16세기 - 11세기): 카사이트 왕조 치하의 바빌로니아와 중기 아시리아 왕국 시대에 해당한다. 이전 시대의 작품들이 계승되고, 새로운 작품들이 창작되었다.
• 신아시리아 및 신바빌로니아 시대 (기원전 10세기 - 기원전 6세기): 아시리아와 바빌로니아 제국이 번성했던 시기이다. 기존 문학 작품들이 표준 아카드어("표준 바빌로니아어")로 집대성되었고, 많은 중요한 작품들이 이 시기의 판본으로 전해진다. 특히 아슈르바니팔 왕의 도서관에서 수많은 문학, 종교, 학술 텍스트가 발굴되었다. 에누마 엘리시(바빌로니아 창조 신화)의 가장 완벽한 판본 등이 이 시기에 속한다.

아케메네스 제국 시기 이후에도 아카드어는 학문 언어나 종교 언어로 계속 사용되었으며, 문학적인 텍스트의 기록도 기원후 1세기경까지 이어졌다.

주요 특징 및 장르

아카드 문학은 다양한 주제와 형식을 포함하며, 주로 신, 왕, 영웅, 인간의 삶과 죽음, 세상의 이치 등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주요 장르는 다음과 같다.

• 서사시 (Epic): 신화적 또는 역사적 영웅의 모험과 업적을 다룬다. 가장 유명한 작품은 길가메시 서사시로, 인간의 필멸성, 우정, 지혜 탐구 등을 주제로 한다.
• 신화 (Myth): 신들의 세계, 천지 창조, 우주의 질서, 인간의 기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에누마 엘리시는 바빌로니아의 천지 창조 및 주신 마르둑의 승리를, 아트라하시스는 인류의 창조와 대홍수를 다룬다.
• 지혜 문학 (Wisdom Literature): 인생의 어려움, 정의, 악의 문제, 올바른 행동 방식 등에 대한 교훈이나 성찰을 담고 있다. 종종 대화나 잠언 형식으로 나타난다. "나는 왕자에게 조언하리라"와 같은 작품이 있다.
• 종교 문학 (Religious Literature): 신들에게 바치는 찬가(Hymn), 개인적인 기도(Prayer), 악령을 쫓는 주문(Incantation), 예언 텍스트 등을 포함한다.
• 역사 및 왕실 문학 (Historical and Royal Literature): 왕의 업적을 기리는 비문, 연대기, 연간 기록 등이 포함된다. 역사적 사실 기록 외에 왕권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왕을 찬양하는 문학적인 성격도 강하다.
• 법률 문학 (Legal Literature): 함무라비 법전과 같이 법률 조항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텍스트도 서문이나 결론 부분에서 왕의 정의로운 통치를 찬양하는 등 문학적인 요소를 포함한다.
• 학술 문학 (Scholarly Literature): 천문학, 수학, 의학, 문법, 사전 등 다양한 분야의 학술적인 내용을 담은 텍스트도 넓은 의미에서 아카드 문학에 포함될 수 있다.

문자 및 매체

아카드 문학은 주로 쐐기 문자를 사용하여 진흙 점토판에 기록되었다. 점토판은 건조되거나 구워서 보존되었으며, 이는 오늘날까지 많은 문헌이 남아있을 수 있었던 주된 이유이다. 일부 비문은 돌이나 다른 재료에 새겨지기도 했다.

영향 및 가치

아카드 문학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사상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이다. 수메르 문학의 유산을 계승하고 발전시켰으며, 이후 고대 근동 지역, 나아가 서양 문학 전통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길가메시 서사시나 대홍수 신화 같은 내용은 성경의 일부 내용과 유사성을 보여 학술적으로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서사, 신화, 지혜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문학적 가치가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