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라진
스테판 라진 (러시아어: Степан Тимофеевич Разин, Stepan Timofeyevich Razin; 약 1630년 ~ 1671년 6월 16일[구력 6월 6일])은 17세기 러시아의 카자크 지도자이자 농민 반란의 주도자이다. 흔히 스텐카 라진(Стенька Разин)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1670년부터 1671년까지 차르 알렉세이 1세와 귀족들의 권력에 대항하여 대규모 봉기를 이끌었다.
돈 카자크 출신인 라진은 초기에는 카스피해 연안에서 활동하며 상인 선단이나 페르시아를 약탈하기도 했다. 그러나 점차 러시아 정부의 압제와 농노제 확대, 세금 증가, 소외된 카자크 공동체의 불만 등이 겹치면서 그의 추종 세력은 급격히 늘어났다. 도망노예, 농민, 하층 카자크, 다양한 민족 출신 등이 그의 봉기에 합류했다.
1670년, 라진은 본격적으로 볼가 강 유역을 따라 북상하며 차르 정부에 대항하는 봉기를 시작했다. 그는 차리친, 아스트라한 등 주요 도시를 점령하고, 귀족과 관리들을 처형하며 '자유와 정의'를 외쳤다. 그의 세력은 볼가 강 하류에서 중류까지 넓은 지역을 장악했으며, 농노제 폐지와 귀족 타도를 주장하며 많은 농민들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차르 정부는 정규군을 동원하여 반란 진압에 나섰다. 라진의 군대는 잘 훈련된 정부군에게 여러 차례 패배했고, 내부 분열도 발생했다. 결국 1671년, 라진은 돈 카자크의 보수적인 지도자들에 의해 체포되어 모스크바로 압송되었다.
모스크바에서 라진은 잔인한 고문을 당한 후, 1671년 6월 16일 붉은 광장에서 공개적으로 사형(사지 절단형)에 처해졌다. 그의 시신은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전시되었다.
스테판 라진의 봉기는 러시아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한 농민 반란 중 하나로 기록된다. 비록 진압되었지만, 이는 당시 러시아 사회의 심각한 계급 갈등과 중앙집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농민들의 불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라진은 이후 러시아 민담과 예술 작품에서 억압에 맞서는 민중의 영웅, 저항의 상징으로 묘사되며 오랫동안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