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향
반향 (返響, echo)은 음파가 어떤 물체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현상을 말한다. 소리가 발생한 지점에서 직접 들리는 소리와 반사되어 돌아오는 소리 사이에 시간차가 존재하여, 뚜렷하게 구분되는 소리가 다시 들리는 것을 의미한다. 잔향(reverberation)과는 달리, 반향은 비교적 긴 시간 간격을 두고 명확하게 분리된 소리로 인지된다.
발생 원리
반향은 음파가 진행하다가 밀도가 다른 매질의 경계면에 도달했을 때 발생한다. 음파의 일부는 경계면을 통과하지만, 일부는 반사되어 되돌아오게 된다. 반사되는 음파의 양은 두 매질의 음향 임피던스 차이에 따라 달라진다. 음향 임피던스 차이가 클수록 반사되는 음파의 양이 많아진다. 예를 들어, 공기 중에서 소리가 단단한 벽에 부딪히면 대부분의 음파가 반사되어 반향이 발생한다.
반향의 조건
반향을 명확하게 인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
- 충분한 거리: 소리와 반사음 사이의 시간차가 최소 0.1초 이상이어야 한다. 이는 소리의 속도를 고려했을 때, 소리 발생 지점과 반사면 사이의 거리가 최소 17미터 이상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 적절한 반사면: 소리를 잘 반사할 수 있는 단단하고 넓은 표면이 필요하다.
- 낮은 흡음률: 반사면의 흡음률이 낮아야 소리가 흡수되지 않고 잘 반사된다.
활용
반향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 음향학: 건물의 음향 설계 시 반향을 고려하여 음질을 개선한다. 공연장이나 강당에서는 반향을 적절히 조절하여 소리의 명료도를 높인다.
- 탐지 기술: 초음파를 이용하여 물체의 위치나 형태를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잠수함이나 박쥐 등이 반향을 이용하여 주변 환경을 감지한다.
- 음악: 반향 효과를 이용하여 독특한 음향 효과를 연출한다.
- 지질 탐사: 인공적으로 발생시킨 지진파의 반향을 분석하여 지하 구조를 파악한다.
잔향과의 차이점
반향과 잔향은 모두 소리가 반사되어 들리는 현상이지만, 뚜렷한 차이가 있다. 반향은 소리와 반사음 사이에 시간차가 존재하여 분리된 소리로 인지되는 반면, 잔향은 짧은 시간 간격으로 여러 번 반사된 소리가 섞여 울리는 현상이다. 잔향은 소리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주며, 반향처럼 명확하게 분리된 소리로 인지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