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노 루모르
마리아노 루모르 (이탈리아어: Mariano Rumor, 1915년 6월 16일 ~ 1990년 1월 22일)는 이탈리아의 정치인으로, 기독교민주당 소속이었다. 그는 이탈리아 공화국 역사상 중요한 시기에 여러 차례 총리를 역임했으며, 냉전 시대 이탈리아 정치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루모르는 베네토 주 비첸차에서 태어났으며, 파도바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는 파르티잔으로 활동했으며, 전쟁 후 기독교민주당에 입당하여 정치 경력을 시작했다. 그는 빠르게 당내에서 영향력을 키워 1958년 처음으로 각료로 임명되었으며, 이후 농업부 장관, 내무부 장관 등 주요 요직을 거쳤다.
루모르는 1968년부터 1974년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총리직을 수행했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이탈리아는 사회적 불안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루모르는 중도 좌파 연립 정부를 이끌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노력했다. 특히 그는 노동 운동과의 협력을 통해 노동자들의 권익을 향상시키고 사회 복지 제도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루모르의 정치 경력은 197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납의 시대'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극좌 테러 단체의 활동이 격화되면서 사회 불안이 심화되었고, 루모르 정부는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1974년에는 브레시아 광장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사건으로 인해 루모르 정부가 총사퇴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총리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루모르는 유럽 의회 의원 등으로 활동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했다. 그는 이탈리아 정치의 중요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으며, 그의 업적과 과오는 오늘날까지도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